483화. 달의 궁궐 절계 (1)
“사람이 온 거면 온 거지. 여기 안팎도 다 궁에서 온 사람들이잖아.”
모습을 드러내거나 숨어있는 천우위와 내위들이 겹겹이 원징의 저택을 에워싸고 있으니 말이다.
“류 공공입니다.”
명년이 가슴을 팍팍 두드리며 숨을 헐떡거렸다.
“폐하의 측근 류 공공 말이니?”
묵자는 어리둥절했다.
“네.”
명년이 머리를 세차게 끄덕거리며 말했다.
“제가 그 사람 표정을 봤는데…….”
“어땠어? 험상궂은 표정이었어, 아니면 웃는 얼굴?”
묵자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게 말로 잘 설명하지 못하겠어요.”
명년의 머리가 또 흔들이 북이 되었다.
“너 완전히 끝장난 얼굴로 들어와서는 그 사람의 표정도 목소리도 어떤지 구분하지 못하다니, 또 나한테 혼나고 싶은 거구나?”
때로는 명년이 귀여운 동생처럼 느껴지면서도 또 어떤 때는 명년에게서 애늙은이 같지만 사실은 잘난 척하는 밉살스러운 모습도 보이는지라, 묵자는 이 녀석과 말장난하는 것을 좋아했다.
“소인 느낌이 별로 안 좋습니다요.”
명년은 원징에게 일은 멀리 깊게 보라고 배웠었다.
묵자는 다른 사람의 육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곧바로 원징에게 말했다.
“그 사람들이 만약에 새로운 증거를 찾은 거라면 류녕이 와서 교지를 내릴 필요도 없이 곧바로 잡아갔을 거예요. 아니면 누군가가 당신이 요 며칠 너무 편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폐하를 부추겨서 궁에다 당신을 연금시키라고 했나 봐요. 만약에 정말로 그런 거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죠?”
원징은 오히려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럴 리는 없소. 최근 폐하께서 자주 양보하셨기에 또 나의 일로 양보한다면, 폐하도 황제 노릇이 엄청 답답하고 속 터질 게 분명하오.”
“그럼 무슨 일일까요?”
묵자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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