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화. 왕을 모시는 것은 호랑이를 모시는 것과 같다 (1)
“전 그저 무승만이 대단하다 싶네요. 이런 불평등한 조약도 맺을 수 있다니 말이에요.”
묵자가 탄식하며 말했다.
“증인과 물증 다 있는데 왜 아직도 결론이 안 났다고 하는 거죠?”
“왜냐하면 무승만이 부인하고 있어서 그렇소. 그가 부인하니 황제께서 주저하시는 것이지. 그는 황제의 친동생이라 고문을 하는데도 제한이 있소. 우리는 그가 어쩔 수 없이 인정할 때까지 그저 더 많은 증인과 물증을 찾아낼 수밖에 없소.”
호흡이 안정적으로 변하며 뒷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때, 명년이 밖에서 묵자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씨, 양 대인께서 입궁하셔야 한다며 아씨를 모시러 오셨습니다.”
묵자가 가볍게 손을 빼고는 몸을 일으켜 두 걸음 걸어 나왔다가 다시 침상으로 돌아가 잠들어있는 사람을 위해 비단이불을 덮어주었다.
문을 열려는데 뒤에서 여전히 아주 작은 원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구에서 벌어졌던 일들은 내가 옥릉 태자의 일과 금은의 일, 그리고 당신의 혼례 얘기를 제외하고 황제께 대략 다 말씀드렸소. 신중하게 고려해서 이야기하시오.”
묵자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주무세요. 생각이 그렇게 많아서 매사 다 직접 해결하려고 하니까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거였군요. 안심하세요. 황제께 가면 제가 잘 생각해서 할 테니까요.”
원징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몸을 뒤척이자 비단 스치는 소리만 가볍게 날 뿐이었다.
* * *
양릉을 따라 입궁한 묵자가 황제를 만나는 곳은 예전의 어서방이 아니라 서쪽에 있는 망산대(望山臺)였다. 저 멀리 황제가 보였고 궁중의 평상예복을 갖춰 입은 여자도 있었다. 두 사람은 웃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여기저기 거닐면서 그 위에 핀 봄꽃을 꺾었고 환관과 궁녀 무리가 열심히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저 첩은 총애를 많이 받는 모양이네요.”
묵자가 양릉에게 말했다.
“당신도 아는 사람입니다.”
양릉이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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