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화. 제인(齊人)의 복(福)
“당신, 어쩌다가 이런 계략에 걸려들게 된 거예요?”
원징이 입맞춤도 했으니 만약 묵자가 원징이 아니면 시집을 가지 않을 것이라 여긴다면 그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다. 입맞춤 정도는 양치 몇 번 더 하면 그만일 뿐이니 말이다.
“서구의 부인 부씨가 술단지에서 술을 따라 서구와 나에게 한 잔씩 주었고, 난 그 여자가 제 남편에게도 약을 먹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소. 그래서 의심하지 않고 마셨소. 술이 세 순배 돌고 났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저 술기운 때문이라 여겼소. 서구 역시 기분 좋게 취한 정도였소.
그런데 부씨가 내가 쉴 방을 준비해두었다고 하는 말을 듣고 곧바로 의심했소. 어쨌든 서구가 어떤 부인을 들였든 그는 사내대장부고,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내가 서구의 체면을 구기게 할 수 없었소. 나 역시 소혼환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그냥 일반적인 최음제라고만 여겼소.
알아두어야 할 것은 소혼환은 구하기 힘든 약이라는 거요. 청산궁(淸散宮)에서 독자적으로 제조하는데, 1년에 50환 25회분만 만들 뿐이지. 그 약은 즉각 약효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술이 1순배 돌고 나면 그 강렬한 기운을 빌어 혈맥으로 스며든다오. 게다가 음과 양, 두 알로 이루어져 있어서 여자도 이 약을 먹어야만 합방을 해서 해독을 할 수 있다더이다. 또한 표범파에서 자체적으로 빚은 술이 있는데, 세 순배는 돌아야 서서히 술기운이 나는 것이오. 그 서구의 부인 부씨가 똑똑함을 잘못 사용했지. 그러지 않았다면 서구를 도와줄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오.”
자기 남편까지 들러리로 내세웠으니, 원징은 자신이 헛짚었더라도 어쨌든 누군가 함께 욕정에 불타오르고 있었기에 창피하게 여기지 않았다.
“네? 여자도 복용해야만 해독할 수 있다고요?”
그럼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는 소리인가?
묵자는 화가 치밀어올랐다. 진짜, 이 사람을 만나면 신선도 열이 받아서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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