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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화. 옛날의 꿈을 다시 꾸다

293화. 옛날의 꿈을 다시 꾸다

두록이 신이 나서 웃는 모습은 어떤 꽃들보다도 아름다웠다.

“언니, 나 최근 일 년 사이 그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어. 지난번에는 언니한테 말할 겨를이 없었어.”

두록은 어렸을 때부터 꿈을 자주 꿨다. 꿈속에서 큰불이 활활 타고 손 한 쌍이 그녀와 묵자를 불바다로 떠미는데, 큰불 뒤에 있는 그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처량한 외침을 제외하고는 다른 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묵자는 당연히 두록의 이 꿈을 알고 있었다. 꿈에서의 상황은 사람의 기억이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묵자는 두록이 그 말을 꺼낸 다음에 한바탕 애를 써 봤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에게 물어봤는데, 아버지는 처음에는 무척 귀찮다는 듯 묵자를 쫓아 보냈었다. 그러다 나중에는 오히려 자매를 불러서 그녀들이 어렸을 적 집에 큰불이 났었는데 두록이 당시에 두 살도 안 된 때여서 많이 놀랐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두 살짜리 아이는 보통의 경우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묵자는 원래 아버지의 말이 살짝 의심스러웠지만, 두록도 꿈에서 자신은 두 살 남짓의 나이였고 묵자는 대략 네 살 정도 되어 보였다며 동의했다.

묵자는 두록에게 평범하지 않은 뇌세포가 있어서, 두록이 일반인들보다 더 일찍부터 기억을 하는 것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 묵자는 집에 있는 하인들에게도 물어보았는데, 정말로 큰불이 났었다는 증언을 들었다. 그래서 자신이 완전한 이야기를 꾸며내어 두록에게 들려주었고, 그 후로 두록은 더 이상 그 꿈을 꾸지 않았다.

“여전히 얼굴은 안 보이고 뭐라고 하는지도 안 들려?”

묵자는 이 꿈이 아무래도 두록을 너무 오래 따라다닌다는 생각에 눈썹이 찡그려졌다. 걱정은 들었지만, 묵자는 오히려 이렇게 말로 위로했다.

“아마도 우리가 이 큰 재난을 겪다 보니 네가 어릴 때의 일이 한꺼번에 생각이 나면서 그런 걸 거야.”

“나 이번에는…… 소리도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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