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화. 멍청이는 멍청하지 않다
백하는 문 옆에서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차 바퀴 앞에서 묵자는 끌채에 앉아서 두 다리를 가볍게 흔들었고, 묵자와 의형제를 맺었다는 그 사내는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 두 사람 다 금색의 초청장을 들여다보면서 때때로 서로 낮은 소리로 몇 마디를 나누었다.
백하는 저택에서는 늘 순종적인 모습이었던 저 여인이 자신을 포함한 다른 시녀들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묵자의 미모가 원래 이렇게도 눈에 띈다는 것은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구수운과 비교해보면 예쁘면 예뻤지, 그 미모에 못 미치진 않았다. 게다가 귀티가 줄줄 흐르는 사내와 함께 서 있는데 묵자의 기세는 조금도 그에게 밀리지 않고 눈이 다 부실 정도였다.
백하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펼친 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신도 묵자처럼 손재주가 있었다. 그건 자기도 자신감을 가지면 바깥 생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백하는 얼른 고개를 흔들고 터무니없는 생각을 떨쳐냈다. 10여 년간 구수운이 좋다면 자신도 좋다고 여기며 살아왔다. 앞으로는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하는데,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시집을 갈까?’
백하는 더욱 두려워지며 그저 구수운에게 돌아가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하인의 짝이 되어도 좋고 평생 시집가지 않아도 좋다. 마음은 적어도 아주 안정될 테니까 말이다.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묵자는 틈틈이 백하 쪽을 힐끗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어떤 사람은 주인이 일찍 놓아주기만을 바라고, 어떤 사람들은 대저택에서 늙기를 바라죠. 백하는 후자에 속해요. 구수운이 없으면 마치 회전축이 사라진 것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게 된 거예요.”
원징은 다른 사람에 대해 더 살펴볼 흥미조차 없었기에 이렇게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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