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화. 원 대인이 화를 내다
“난 묵 형이 어떤 상황도 다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죽은 사람이 무서웠던 것이오?”
그 목소리는 온화했다.
묵자는 그제야 마차 안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정신이 없는 와중에 그쪽을 쳐다보았다.
“원징…….”
묵자가 감고 있던 눈을 뜨면서 깨끗하고 맑은 눈동자로 원징을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이로군요.”
원징이 묵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두 글자를 뱉었다.
“나요.”
“그 사람, 비록 못된 여자이긴 해도 죽을죄는 아니었는데, 좀 봐주셨어야죠.”
죽이라고 명령한 소리는 낯설게 들릴 만큼 차가웠다. 다른 사람은 알아채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묵자는 그 목소리를 듣고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아챘었다.
“그 여자가 안 죽었다면 당신이 죽었을 거요. 묵 형의 마음이 넓더라도 목숨까지 버릴 만큼 마음이 넓은 사람인 줄은 몰랐구려.”
원징의 눈빛이 점차 어두워졌다.
“당신을 또 구해준 줄로만 알았는데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도 듣지 못할 줄은 몰랐소. 내가 쓸데없는 짓을 했구려.”
묵자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어두워진 얼굴을 보니 까닭은 모르겠지만, 마음속 어딘가가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원징, 저는 단지…….”
단지 뭐? 말을 이으려던 묵자는 갑자기 목이 막혔다. 그는 자신에게 목숨을 구할 만한 무공이 있는지조차 몰랐으니, 위기일발의 상황이라고 여기는 것이 당연했다.
“됐소.”
원징이 눈을 내리깔자 얼굴에 드리웠던 표정이 그늘 속으로 숨어버렸다.
“묵 형, 놀랐을 테니 푹 쉬도록 하시오.”
가리개가 바람에 흩날리고 마차 안에는 묵자 홀로 남았다.
묵자의 눈이 뜨거워지면서 눈가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뭐라고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멍청하게 군 결과가 이것이었다. 애초에 이 표범파의 행사에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자신에게 문제를 일으켰을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골칫거리를 안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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