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공을 세우고 물러나다 (5)
“안 그래도 큰 빚을 지고 있었는데 독고 선생의 말까지 들으니, 임 나리는 당장 집을 팔겠다고 했죠. 그래서 거간꾼을 여럿 수소문했고, 거간꾼들의 감언이설에 홀랑 넘어가 사저를 보러 온 손님들이 꽤 있었어요. 하지만 반도 채 구경하지 못하고, 전부 임씨 가문의 아씨께 쫓겨났어요. 이 집을 사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앞에서 목을 매달고 죽어 버릴 것이라고 했지요. 소문으로는 정말로 지붕에 밧줄을 매달고 목을 걸려고 했었대요. 그러니 누가 이 집을 사려고 하겠어요. 결국, 다들 혀를 내두르며 발길을 돌렸지요.”
소마는 도리가 없다는 듯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오라버니는 팔겠다고 하고, 동생은 죽어도 못 판다 하니……. 게다가 출가외인도 아니고, 엄연한 가문의 아씨니까 임 나리도 멋대로 집을 내다 팔 순 없었나 봐요. 그렇게 하루 이틀 시간을 끌다가 빚쟁이들을 겨우 피해서 저한테 이 집을 팔아달라고 찾아왔었지요. 근데 제법 높은 금액을 부르는 바람에, 손님들에게 이 집을 보여줄 수가 없었습니다.”
묵자는 지금까지 소마가 늘어놓은 말들은 죄다 허풍 섞인 헛수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실 이 집에는 문제라고 칭할 만한 것이 없었다.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외려 임씨 가문의 아가씨였다. 그녀가 큰 걸림돌이 될지도 몰랐다. 현대에서 재개발을 할 때 주민들이 철거를 반대하듯이 제 목숨을 걸고 집을 지키겠다면, 묵자는 그녀의 뜻을 존중해주어야 했다.
생각은 이렇게 했지만, 묵자는 시작도 하지 않고 물러설 수가 없었다.
“그럼 일단 집 내부 좀 보여주세요.”
묵자의 고집스러운 태도에 소마가 어깨를 으쓱했다.
“미리 말씀드리는데, 이따가 이 가문의 아씨가 오셔서 난리를 피우셔도 전 몰라요.”
이렇게 된 이상, 계속해서 설득해 봤자 입만 아플 뿐이었다.
저택 대문 앞에 선 소마가 문을 두드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가 한참을 두드렸지만, 대문 너머에선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Unterstützen Sie Ihre Lieblingsautoren und -übersetzer bei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