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7화. 죽음보다 못한 삶
문이 삐걱대며 열리자, 안에 있던 사람은 깜짝 놀란 새처럼 뒤로 몸을 움츠렸다.
한지가 그 모습을 보고 차갑게 웃었다.
“이 천한 것, 숨긴 뭘 숨어?”
한지는 여인을 끌고 딱딱한 침상에 던져버리고는 허리의 채찍을 풀어 여인에게 휘둘렀다.
여인은 익숙한 듯 신음조차 내지 않고 조용히 몸을 피하려 할 뿐이었다.
한지는 때릴수록 흥분하는 듯하더니, 마지막엔 두 눈이 시뻘게져서는 채찍을 휙 던져버리고 여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여인은 그제야 애원했다.
“싫습니다―”
“싫다니?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 아니더냐?”
한지가 피식 웃더니, 어디선가 밧줄 하나를 꺼내 여인을 망측한 자세로 만든 뒤 침상 기둥에 묶었다. 그러고는 팔짱을 낀 채 여인을 냉정히 쳐다봤다.
“이러지 마세요. 저도 사람이라고요!”
이런 적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여인은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다.
“목욕을 하지 않은 지 꽤 되었지? 냄새가 엄청나군.”
한지가 여인을 향해 침을 퉤 뱉었다. 그러고는 이미 만족한 듯 밧줄과 채찍을 챙기고 방에서 나가버렸다.
문이 닫히자, 방 안에 있던 여인은 얼굴을 가리고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지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어찌 이럴 수 있지? 나 정요가 이런 지경까지 몰락하다니!’
“이럴 순 없어. 이건 싫어!”
정요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죽으라고? 이렇게 죽을 순 없지. 난 분명 그 책을 봤는걸. 사람들이 모르는 걸 아주 많이 알고 있다고. 그러니 이렇게 당하기만 할 순 없잖아?’
정요가 갑자기 흠칫했다.
‘책? 그렇지. 이 세상은 원래 그저 한 권의 책일 뿐이었지. 그때 분명 책을 보다가 잠들었나 봐. 이 악몽에서 깨어나면 다 끝날지도 몰라. 그럼 다시 앞날이 창창한 산부인과 의사로 돌아가는 거야……. 어떻게 하면 꿈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어떤 생각이 정요의 머리에 빠르게 떠올랐다.
‘죽음……. 그래, 내가 이 세상에서 죽으면 원래의 세상에서 깨어날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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