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3화. 무엇이 충신이고 간신인가 (3)
영친왕비는 문득 깨달았다.
“그래서 암암리에 그 모든 일을 성사시키려 했던 거군요.”
우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생들은 왕래하며 각자 원하는 바를 이루는 법이지요. 제가 원하던 것도 당시 사영과 옥완이 원했던 것이었을 뿐입니다. 평생 원하던 사랑을 얻진 못했지만, 그것을 원한으로 삼을 순 없었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목숨도, 가족도, 어린 자녀들을 두고 가면서까지 위대한 희생을 했기에 남진 천하는 그 후로 15년을 평탄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 존경해 마땅한 분들이지요.”
영친왕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런 거였군요.”
“이제 우리 옛 세대는 조당에 자리를 잡고 있기만 할 뿐, 아무 힘이 없으니 이미 막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에 반해 젊은 세대는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4황자마마께선 이제 황위에 오르시고, 진강 공자는 영친왕부 소왕야가 되시고, 우리 아들 청이도 조정에 들었지만, 아직 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련의 속절없는 일들을 겪으며 조속히 성장해야 하지요. 그럼 이런 일은 제가 아닌 누가 할 수 있겠습니까? 누가 봐도 제가 가장 제격인 사람 아닙니까?”
영친왕비는 담담히 웃으며 말하는 우상의 모습에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우상은 다시 차츰 눈가가 어두워지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
“북제는 남진을 무너뜨리기 위해 일찌감치 남진 황실 은위를 포섭해 은산 은위 종사들을 설득했습니다. 범양 노씨, 형양 정씨, 절명 이가가 하나둘씩 그들의 손에 들어갔고 조정엔 제가 있었지요.
북제는 언젠가 남진 강산이 마치 살처분된 어육처럼 그들에게 잡힐 날이 올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 결코 북제가 그 고기를 손에 얻게 둘 순 없었어요. 누가 칼이 되고 누가 어육이 될진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지요.
북제는 암암리에 계획한 것들로 남진 강산을 완전히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지만, 전 북제 황실과 옥가에게 그들이 틀렸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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