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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화 황궁에서 혼인을 기다리다 (2)



616화 황궁에서 혼인을 기다리다 (2)

사묵함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머릿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방화가 입궁해 혼사 준비를 한다고…….’

일단 황궁에 입궁한다면 호랑이 굴에 입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들어가긴 쉬워도 나가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특히 진옥의 그 심사로 보면 사방화에겐 고생길이 훤히 열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진옥이 줄곧 생각해왔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황제가 사묵함에게 충용후부 후작 작위를 내렸다는 건, 이제 충용후부는 더 높이 올라갈 곳도 없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뜻이었다.

또한 신하의 여인이 황궁에서 출가했던 건 선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또한 충용후부에 최고의 영예가 주어진 것인데 이 황명에 반기를 들 명분이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불가능한 얘기였다.

이를 거절한다면 앞으로 충용후부는 천하 문인들에게 비난을 직격타로 맞을 것이며, 역사에 남아 길이길이 비판받을지도 몰랐다. 사방화에게도 천은도 모르고 추앙받을 가치도 없는 인물이란 비난이 쏟아질 게 뻔했다.

만약 충용후부가 사리에 어둡고, 감히 황권을 무시하기까지 하는 오만방자한 가문이란 말이 돌기 시작한다면 지금껏 충용후부가 쌓아온 명성들은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었다.

성지에 저항한다면 황권에는 유리해도 충용후부에는 극히 해로웠다.

그러나 저항하지 않으면 사방화는 영락없이 이 호랑이 소굴로 들어와야 할 것인데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진옥이 또 무슨 계략을 꾸미고 있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황궁은 그야말로 천자의 공간이요, 하늘 아래 제일 높은 곳으로 세상 그 어떤 세력도 감히 황권 위에 군림할 수는 없었다.

이윽고 황제는 이제 기력이 다해 힘에 부쳤는지 조정을 떠났다.

진옥은 황제를 배웅하곤 영친왕, 사묵함에게 다가가 웃으며 인사했다.

“사 후작, 백부님. 감축 드립니다.”

결국 사묵함도 공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태자전하의 신임에 망극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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