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화 사랑을 결정하다
충용후와 함께 사방화를 기다리고 있던 최윤이 다급히 다가왔다.
“방화야, 달리 방도를 생각해 둔 것이 있느냐?”
사방화는 고개를 내저었다.
“없습니다!”
“그럼 어떡한단 말이냐?”
최윤이 물었다.
“입궁하라면 입궁해야지요! 폐하께서 충용후부에 내려주신 명예인데 어찌 감히 성지에 반기를 들겠습니까. 그것도 진강에게 상을 내린다는 명분으로 내려진 황명이니 피할 이유도 없습니다.”
사방화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이건 필시 태자가 생각해 낸 짓이다! 폐하께선 어찌 동의를 해주신 거지?”
충용후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황실 미래는 이미 태자전하의 손에 있습니다. 폐하의 병세는 이제 조정에 손을 쓸 수 없을 정도까지 미쳤지요. 이 남진 강산이 이대로 무너지게 놔둘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폐하께서 동의하지 않고 어찌하시겠습니까?”
사방화가 답했다.
이내 최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 혼사가 네 어미가 충용후부로 시집올 때보다 힘들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구나.”
충용후는 턱수염을 만지며 사방화를 바라보았다.
“진정 입궁해 혼례를 준비할 생각이냐? 실수하는 것이라 생각진 않느냐?”
사방화는 충용후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조부님, 황궁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나 무명산보다 두렵지는 않습니다. 여태 우리 충용후부가 쥐고 있던 것에, 이제 폐하와 태자전하께서 더 엄청난 부귀영화까지 더해주셨으니 이제와 반기를 들 수도 없습니다.
이는 하늘이 주신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일 뿐 아니라 충용후부를 향한 마음까지 저버리는 것입니다. 게다가 저희도 딱히 반기를 들 생각은 없으니 실수를 한다 한들 우선 입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것도 그렇지. 네가 거절하지 못하리란 걸 폐하와 태자도 미리 알았던 게야. 태자는 네게 마음이 있으니 네 명을 끊어놓지는 못할 것이다. 기껏해야 네 혼사를 망치는 것뿐일 테니, 가려면 어서 가거라!”
충용후가 손을 휘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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