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해가 검은탑 99층을 밝히자
"읏차."
세준이 눈을 떴다.
그리고
"냐앙···."
자리에서 일어나 테오를 무릎에 착용하고 밖으로 나와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가 농사꾼의 발소리에 감사하며 힘을 보탭니다.]
[힘 스탯 잠재력이 2003에서 2004로 상승합니다.]
농작물들에게 발소리를 들려주며 농장을 거닐었다.
"근데 나 스탯 얼마지?"
스탯을 확인할 때마다 자괴감이 들었기에 요즘 스탯을 잘 확인하지 않았던 세준.
그래도 어제 모든 스탯이 200이나 올랐으니까, 좀 강해졌겠지?
세준이 큰맘 먹고 스탯을 확인했다.
스탯/잠재력 : 힘(1973/2004) 체력(2336/2406) 민첩(1690/1795) 마력(3321/3561) 정신력(159/500)
"음. 나 강한 건가?"
분명 높은 수치였지만, 세준은 자신이 강한지 약한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곳이 탑 99층이기 때문.
'이 정도면 나 강한데?'라고 하다 여러 번 죽을 뻔했기에 세준은 항상 겸손했다.
'그래도 까망이보다는 내가 강하지.'
그래도 펜릴보다 강한 건 자신하는 세준이었다.
세준은 스탯을 확인하고 걷는 방향을 집으로 돌렸다.
돌아가는 길.
"이 정도 속도면 불꽃이 말대로 저녁이면 수확할 수 있겠는데?"
세준이 콩알만 한 포도들이 주렁주렁 열린 포도리의 가지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취사장으로 가서 아침을 만들어 테오, 꾸엥이, 펜릴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오늘의 오전 일과를 시작하려 할 때
삐욧!
[세준 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삐욧이와 유렌이 나타났다. 둘은 테오의 지시로 중간에 코브 왕국을 들려서 왔다.
테오가 코브 왕국의 왕 루이에게 부탁한 탑 80층 땅문서를 찾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삐욧!
[테오 님, 이거 검은탑 80층 땅문서요!]
삐욧이가 테오에게 땅문서를 건넸고
"푸후훗. 박 회장, 내가 이거 가져왔다냥!"
테오가 세준에게 땅문서를 전달했다.
"응. 테 부회장, 잘했어."
"푸후훗. 난 원래 잘한다냥!"
"그래. 너희들도 수고했어."
세준이 테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삐욧이와 유렌을 격려했다.
삐욧
[세준 님, 이것도 있어요!]
삐욧이가 자신의 주머니에서 거대한 자루 하나를 꺼냈다.
"이게 뭐야?"
삐욧!
[에그 프룻이요! 세계수 불싹이 님이 가져다드리래요!]
"세계수 불싹이?"
삐욧!
[네! 이번에 불싹이 님이 세계수가 되셨어요!]
"그래? 나중에 축하하러 가야겠네."
세준이 말하며 자루를 열자 안에는 노랑, 빨강, 초록, 푸른색과 4색 줄무늬의 영약 에그 푸릇들이 가득했다.
포도리와 다르게 세계수가 되자마자 열일하는 불싹이.
[세계수의 임무가 뭐야?!]
[세계 평화요?]
[아니야! 멍청아!]
[네?! 아니에요? 분명 세계수 후보가 될 때···]
[그건 잊어버려! 앞으로 세계수의 임무는 세준 님을 위해 맛있는 열매를 맺는 거야! 알았냐?!]
덕분에 포도리는 불꽃이의 정신교육까지 들어야 했다.
그렇게 탑 80층 땅문서와 영약 에그 푸릇을 얻은 세준.
"얘들아, 들어가 있어."
세준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탑 80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일행들을 아공간 창고에 들어가게 했다.
모두가 아공간 창고로 들어가자
철컹.
세준이 아공간 창고를 닫고
촤르륵.
[검은탑 80층 농장 땅문서의 최초 소유자 각인을 위한 소환 기능이 발동합니다.]
탑 80층의 땅문서를 펼치며 세준이 사라졌다.
그렇게 세준이 사라진 탑 99층.
-크으. 좋다.
세준이 사라진 것도 모르고, 카이저, 켈리온, 램터. 티어가 분수대에서 세준이 만든 안주와 함께 삼양주를 홀짝였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다시 모이겠군.
-그렇군. 첫 번째 회의를 한 지 벌써 3개월이 돼가니.
-맞네.
-램터, 뭐가 맞네야? 이번에 너희 붉은용의 터전에서 모이잖아.
-어?! 그럼 이럴 때가 아니잖아!
티어의 말에 램터가 소리쳤다.
다른 수장들이 모두 모이는 만큼 회의 전에 나름 준비할 게 많았다.
특히 음식.
첫 번재 회의에서 위대한 황금용 아르테미스 율이 다른 용들에게 자신의 음식을 대접했다.
덕분에 다음 차례인 램터는 음식 준비에 소홀할 경우 체면이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하하하!
램터는 자신이 있었다. 우리 세준이에게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지!
지금부터 준비하려면 시간이 빠듯하지만, 세준이라면 가능할 거야.
-세준아!
램터가 세준을 불렀지만, 당연히 탑 99층에 없는 세준은 대답할 수 없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에일린!
램터가 서둘러 세준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에일린을 찾아갔다.
381화. 꾸엥이 이제 봉인 해제했다요!
381화. 꾸엥이 이제 봉인 해제했다요!
미국 텍사스.
"오! 찾았다."
헌터 하나가 자신의 정강이 중간 정도까지 자란, 줄기에 비해 지나치게 큰 붉은 열매를 가진 식물들을 발견하자
서걱.
망설임 없이 검으로 붉은 열매와 연결된 부분을 베었고
퍽.퍽.
떨어진 열매들을 발로 밟아 짓이겼다.
그러자
[어린 살점 포식자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300을 획득합니다.]
···
..
.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2를 획득했습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흐흐. 오늘로 벌써 2번째 레벨업라니, 레벨업 진짜 쉽네."
헌터가 웃으며 다른 살점 포식자를 찾아 움직였다.
그리고 헌터가 밟아 짓이긴 붉은 열매 안에 들어 있던 씨앗들이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
[검은탑 80층에 도착했습니다.]
[최상층인 탑 99층에서 탑 80층으로 이동했습니다.]
[19층을 내려갔습니다.]
[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19 상승합니다.]
검은탑 80층에 도착한 세준.
여긴 무슨 농장이지?
세준이 서둘러 주변에 자신의 목숨을 위험할 요소가 없는지 파악하려 할 때
철컹.
"박 회장! 보고 싶었다냥!"
테오가 아공간 창고를 열고 세준의 얼굴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야! 우리 인사한 지 30초도 안 됐어!
세준이 마음속으로 외치며 테오의 돌진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움직였지만
찰싹.
피해 봤자, 테오의 분홍 젤리 발바닥 안이었다. 역시 테오의 마수는 피할 수 없었다.
"푸후···냥···."
세준이 승리의 웃음을 짓는 테오의 목덜미를 잡아 얼굴에서 뗄 때
꾸엥!
[꾸엥이도 아빠 얼굴에 매달릴 거다요!]
낑!
'나를 받아라!'
테오의 뒤를 이어 꾸엥이와 펜릴도 아공간 창고에서 달려 나와 세준의 얼굴로 몸을 날렸다.
찰싹.
찰싹.
덕분에 세준은 애들이랑 한참 씨름한 후에야 이곳이 어떤 농장인지 알 수 있었다.
땅에 널려 있는 노란 줄무늬를 가진 과일들.
"오! 이거 참외네?"
이곳은 참외 농장이었다.
세준이 흥분하며 참외 하나를 따자
[참외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1을 획득했습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수식언이 없는 이름과 경험치를 보니, 아이템은 아니었다.
"흐흐흐. 그러면 어때?"
세준이 참외를 옷에 쓱쓱 닦은 후
와작.
꼭지만 제거하고 참외를 껍질째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오! 맛있다!
껍질은 질기지 않아 아삭한 식감을 더해줬고, 과육 부분은 아삭한 식감과 약간의 단맛을, 안의 씨가 있는 부분은 설탕처럼 달았다.
그렇게 세준이 참외를 혼자 먹으며 단내를 풀풀 풍기자
꾸엥!
[아빠, 꾸엥이도 먹고 싶다요!]
낑!
'나도 그거 줘!'
"저도···."
꾸엥이, 펜릴, 유렌이 침을 흘리며 세준을 간절히 바라봤다.
"크흠. 혼자 먹으려고 한 건 아니고···내가 독 있나 먼저 먹어본 거야."
세준이 민망함에 되지도 않을 거짓말을 했지만
꾸엥!
[그런 건 다음부터 강한 꾸엥이가 확인하겠다요!]
꾸엥이는 효자 답게 세준을 걱정하는 얼굴로 앞으로 자신이 먼저 먹겠다고 말했다.
꾸엥!
[약한 아빠는 먹다 죽는다요!]
팩폭을 날리면서.
"자. 먹어."
팩폭에 맞아, 마음이 아픈 세준이 참외를 잘라 셋에게 줬다.
잠시 후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
끼히히.낑. 낑!
'히힛. 배불러. 야! 배 쓰다듬어 줘!'
"우헤헤. 맛있네요."
참외 100개를 먹은 셋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정확히는 꾸엥이가 50개, 유렌이 49.75개, 펜릴이 0.25개를 먹었다.
"근데 퀘스트가 안 뜨지?"
농장에 이상도 없었고 그렇다고 농장을 차지하고 있는 애들도 없는데, 땅문서 퀘스트가 나타나지 않았다.
세준이 의아해할 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그동안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죽은 동지들을 위해 참외들이 복수를 원합니다. 참외 서리범을 잡으십시오.]
보상 : 땅문서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
땅문서 퀘스트가 나타났다.
참외 서리범?
"후훗. 이거 명탐정 셜록 세준이 나설 때군."
"푸후훗. 그렇다면 명탑정 셜록 세준의 조수 테옷슨도 나서겠다냥!
꾸엥!
[명탑정 셜록 세준의 동료 명탐정 꾸난도 있다요!]
세준의 말에 빠르게 자신의 부캐를 꺼내는 테오와 꾸엥이.
"범인들은 원래 현장에 다시 오는 법. 너희들은 참외 수확하면서 여길 지키고 있어."
삐욧!
[네!]
"네!"
세준은 삐욧이와 유렌에게 참외 농장을 지키게 하고
"토룡아!"
-네. 주인님.
토룡이를 불렀다. 이동하면서 펜릴의 코어 조각도 같이 찾을 생각이었다.
"출발!"
세준과 일행들이 펜릴의 코어 조각과 참외 서리범을 찾아 나섰다.
아삭.아삭.
꾸헤헤헤.
끼히힛.
토룡이의 머리 위에서 꾸엥이, 펜릴과 수확한 참외를 먹으면서. 그냥 소풍 가는 분위기였다.
"토룡이도 참외 먹을래?"
세준은 고생하는 토룡이에게도 맛있는 걸 먹이고 싶었지만
-주인님, 저는 흙이 가장 맛있습니다.
흙 파먹고 사는 토룡이에게 참외는 맛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쿠구궁.
토룡이는 농장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의 궤적을 그리며 점점 농장과 멀어지게 이동했다.
그렇게 한참 이동했을 때
[북쪽···]
메시지가 나타나다 멈췄다.
"토룡아, 후진!"
세준이 서둘러 토룡이를 불러 조금 있던 위치로 이동했고
[북쪽 20km 떨어진 지점에서 펜릴의 코어 조각이 탐색됐습니다.]
펜릴의 코어 조각의 신호를 탐지했다.
"좋아! 토룡아, 북쪽으로 달려!"
-네. 주인님.
콰과과광!
세준의 지시에 따라 토룡이가 북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리고
쿠어어엉!
[오린 산의 지배자 블랙 자이언트 베어 라크]
붉은 안개가 뿜어져 나오는 검은색 구슬이 이마에 박힌, 크기 20m의 거대한 네임드 흑곰 라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갸악!
라크에게 잡아 먹힐 위험에 처한 노루들도.
'아작스 불러야 되나?'
세준이 아작스를 소환해야 할지 고민할 때
꾸엥!
[꾸엥이가 특훈의 성과를 보여주겠다요!]
꾸엥이가 호기롭게 나섰다.
꾸엥!
[아빠, 꾸엥이한테 '봉인 해제'라고 외친다요!]
"응? 봉인 해제라니? 꾸엥이는 봉인 없는데?"
꾸엥!
[그래도 외쳐야 한다요!]
아무래도 아작스만 봉인 해제해 준 게 부러웠나 보다.
"알았어. 꾸엥이 봉인 해제."
세준이 말하자
꾸엥!
[꾸엥이 이제 봉인 해제했다요!]
쾅!
꾸엥이가 강하게 발을 차며 라크를 향해 돌진했다.
꾸엥이는 라크를 향해 날아가며 몸을 거대하게 만들고, 재능 : 가벼운 몸놀림으로 줄였던 몸무게도 원상태로 만들었다.
순식간에 꾸엥이의 키가 70m에 몸무게가 1000배로 늘어났고
콰아아앙!!!
우어어엉!
라크의 얼굴보다 큰 꾸엥이의 무지막지한 앞발에 얼굴을 제대로 맞은 라크는 우엉을 찾으며 몇 바퀴를 데굴데굴 구르며 쓰러졌다.
꾸에에에엥!
꾸엥이가 그런 라크를 향해 포효하며 빠르게 달려가
콰아아앙!
라크의 얼굴에 몸통박치기를 날렸다.
"아이고···."
아프겠다···세준은 꾸엥이의 거대한 몸에 깔리는 라크를 동정했다. 그 정도로 꾸엥이의 몸통박치기는 강력했다.
쾅!콰광!
이어서 꾸엥이는 라크의 얼굴에 쉬지 않고 펀치를 날렸다.
크림슨 자이언트 허니베어와 블랙 자이언트 베어의 전투. 아니. 일방적인 꾸엥이의 구타. 가슴이 웅장해졌다.
잠시 후
우어어어···
꾸에에에엥!
[이겼다요오오!]
꾸엥이가 기절한 라크의 이마에서 떼어 낸 펜릴의 코어 조각을 앞발에 들며 승리의 포효를 했다.
그리고
쿵.쿵.
세준에게 다가와
꾸엥!
[아빠 꾸엥이가 봉인 해제해서 이겼다요!]
'꾸엥이는 칭찬받고 싶다요!'라는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세준에게 자신의 승리를 자랑했다.
"흐흐흐. 우리 꾸엥이 아주 잘했어. 별 다섯 개 도장 찍어줄게!"
세준이 그런 꾸엥이에게 최고의 칭찬을 했다.
꾸엥!
[신난다요!]
별 다섯 개 도장을 받을 생각에 꾸엥이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흐흐흐. 귀여운 녀석."
세준이 그런 꾸엥이를 보며 웃었다. 크기 70m의 거대한 곰이지만, 세준에게는 귀엽기만 했다.
[거대한 귀여움을 본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0 상승합니다.]
그런 세준의 생각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정신력이 올랐다. 그것도 10이나.
"이제 다시 작아지자."
귀엽기는 했지만, 계속 위를 보고 있으니 목이 아팠다.
꾸엥!
[아빠가 '봉인'이라고 해줘야 한다요!]
꾸엥이는 앞으로도 봉인 컨셉을 유지하고 싶은 것 같았다. 그래. 우리 아들이 하고 싶으면 아빠가 맞춰줘야지.
"봉인."
세준이 말하자
꾸엥!
다시 작아지는 꾸엥이.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 여기 있다요!]
꾸엥이가 펜릴의 코어 조각을 들고 있던 작아진 앞발을 세준에게 내밀었다.
그때
낑!
'내 코어!'
슬링백 안에서 코어 조각을 노리며 점프하는 펜릴.
하지만
덥석.
낑?
'어?'
세준에게 잡혀 다시 슬링백 안에 넣어졌다. 코어 조각을 얻기에 펜릴은 너무 느렸다.
"까망이, 안돼. 이거 지지야."
그런 펜릴에게 염장을 지르는 세준. 코어 주인 앞에서 지지라니···펜릴이 못 알아들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펜릴의 코어 탈취를 막고 세준이 펜릴의 코어 조각을 집었다.
그러자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코어 조각에서 갈색의 주먹만 한 나무 조각 하나가 분리됐다.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3번째 조각을 얻었다.
"오. 0.07%짜리네?"
코어 조각에 담긴 펜릴의 힘을 확인한 세준이 살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0.1%짜리에 아작스가 고전했는데···0.07%짜리를 압살하다니, 우리 꾸엥이 많이 강해졌구나.
우마왕의 특훈이 효과가 좋은 것 같았다.
나도 우마왕한테 특훈 받아볼까?
자신도 우마왕의 특훈을 받아볼까 생각하며 코어 조각을 아공간 창고에 넣은 세준.
"근데 왜 다리가 허전하지?"
허전함에 무릎을 보자 테오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지?
세준이 테오를 찾을 때
"푸후훗. 박 회장, 내가 농장에서 일할 노예들 구했다냥!"
노예 계약서를 신나게 흔들며 테오가 나타났다.
어디 갔나 했더니, 노루들에게 발도장을 받고 있었던 것.
그때
[참외 서리범을 전부 노예로 만들었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됐습니다.]
[검은탑 80층 참외 농장 땅문서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땅문서 스킬 : 농장 정보 Lv. Max가 활성화됩니다.]
퀘스트가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 얘네가 참외 서리범이구나."
메시지 덕분에 세준은 노루가 참외 서리범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후훗. 나 명탐정 셜록 세준이 결국 미제 사건을 해결됐군."
일한 건 테오와 꾸엥이지만, 생색은 세준이 냈다.
그렇게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한 세준.
"돌아가자."
갸악!
세준의 말에 노루들이 대답했고
쿠어어엉!
기절했던 라크도 일어나 대답했다.
테오가 기절한 라크의 발도장도 노예 계약서에 찍어 노예로 만든 것. 노예를 만들 때는 진짜 부지런하고 철저한 테오였다.
세준은 농장으로 돌아간 후 노예들에게 농장을 관리하게 한 후
"집에 가자."
삐욧이와 유렌이 수확한 참외를 챙겨 탑 99층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검은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
세준이 탑 99층에 도착하자
-세준아-!
세준이 오기만 오매불망 웨이포인트에서 기다리고 있던 램터가 세준을 애타게 불렀다.
382화. 테 부회장, 네 죄를 네가 알렸다?!!!
382화. 테 부회장,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검은탑 관리자 구역.
[검은탑의 중간 관리자이자 탑농부 박세준의 용아병이 여덟 번째 재앙 살점포식자를 10마리 처치했습니다.]
[검은탑의 중간 관리자이자 탑농부 박세준의 실적이 10 상승합니다.]
[검은탑의 중간 관리자이자 탑농부 박세준의 부하 테오의 노예가 여덟 번째 재앙 살점포식자를 처치했습니다.]
[노예의 공헌은 주인의 것이고, 부하의 공헌은 상사의 것입니다.]
[검은탑의 중간 관리자이자 탑농부 박세준의 실적이 1 상승합니다.]
···
..
.
수정구에 세준의 공헌도가 상승했다는 알람이 쉬지 않고 나타났다.
"크히히히. 우리 세준이 공헌도 얼마나 쌓았는지 볼까?"
수정구를 보고 있던 에일린이 세준의 공헌도를 확인했다.
그러자
[검은탑 4층 살점포식자 퇴치 공헌도]
1위 - 박세준(1149만 9712마리)
2위 - 한태준(2812마리)
3위 - 레온(1729마리)
...
..
.
수정구에 나타나는 공헌도 순위. 세준의 공헌도가 압도적인 1위였다.
당연했다.
왜냐하면 탑 4층의 용야병, 블랙 스켈레톤, 테오의 노예들이 살점포식자를 처치하면 그 공헌도가 전부 세준에게 가고 있으니까.
[검은탑 4층의 살점포식자 1만 7211마리를 처치했습니다.]
[검은탑 4층에 남은 살점포식자 281만 1918마리 남았습니다.]
[검은탑 4층의 살점포식자 개체 수가 24시간 전보다 7마리 줄어들었습니다.]
"크히히히. 좋아. 안정적이야."
그래서 에일린은 탑 4층에 있는 살점포식자들의 수를 지켜보며 놔두고 있었다. 세준의 공헌도를 위해서.
"크히히히. 공헌도 모아서 세준이 강하게 만들어줘야지."
그렇게 세준도 모르는 사이 검은탑 4층에 있는 공헌도 공장이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
***
검은탑 99층.
"네?! 아홉 용족의 수장분들이 참석하는 회의에 제 음식을 내놓고 싶다고요?"
-그래. 이제 11일 남았다.
세준의 물음에 램터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말했다.
"음."
이거 좋은 건가?
세준이 이 일로 자신에게 위험은 없는지, 고민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자신이 만든 음식이 황금용의 수장 입맛에 맞지 않는 거다.
당연히 맛없는 걸 먹은 황금용의 수장은 분노할 거고
"이딴 맛없는 음식을 만들다니, 박세준, 죽어라!"
자신을 저주하며 살기를 보내겠지. 그러면 자신은 꾀꼬닥이다. 역시 거절하는 게···
그렇게 세준이 네거티브한 생각을 이어갈 때
"푸후훗. 램터 님, 우리 박 회장은 비싼 몸이다냥!"
어느새 아공간 창고에서 나온 테오가 세준의 뒤통수에 매달려 외쳤다.
-그건 당연하지. 우리 세준이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고 나 위대한 붉은용 램터 자히르의 이름으로 약속하지.
"푸후훗. 램터 님, 그럼 최고 대우로 얼마 줄 거냥?"
이름까지 거는 램터에게 테오가 앞발을 비비며 물었다.
'나 아직 허락 안 했는데···.'
덕분에 세준은 램터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렵게 됐고
'생각해 보면 내 음식이 열받게 할 정도는 아니지.'
부정적인 생각에서도 벗어났다.
그리고
'뭘 만들어야 수장들의 극찬을 들을 수 있을까?'
세준의 생각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용들의 극찬을 받고 정신력을 올리겠다는 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세준이 무슨 메뉴를 만들지 고민하는 사이 램터와 테오의 흥정은 막바지에 이르렀고
"푸후훗. 램터 님, 박 회장은 아주 비싸다냥! 좀 더 써라냥!"
-좋아! 위대한 붉은용의 비늘 10만 장에 위대한 붉은용의 발톱 1톤, 위대한 붉은용의 뿔 10kg을 주지! 이 이상은 안 돼!
"좋다냥!"
마침내 흥정이 이뤄졌다.
저 정도면 기존에 가진 재료와 합치면 용의 신체를 이용해, 집도 지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집이나 지을까?
세준이 머리속에서 용의 비늘과 발톱을 이용해 집을 짓고 있을 때
"푸후훗. 박 회장, 나 잘했냥?"
흥정이 끝난 테오가 꼬리를 흔들며 세준을 바라봤다. 빨리 칭찬해달라냥!
"그래. 잘했어. 램터 님,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게요."
세준이 테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램터에게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프하하하. 그래. 그럼 위대한 용들 1만이 먹을 성대한 음식을 기대하겠다.
세준의 말에 만족하며 램터가 웃으며 떠났다.
"네! 안녕히···응? 1만이요?"
아홉 용들의 수장만 참석하는 회의라면서요?
세준이 당황할 때
"푸후훗. 박 회장, 내가 박 회장의 위대함을 용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램터 님에게 많이 부르라고 했다냥!"
테오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나 잘했냥?'이라는 표정으로 세준을 바라봤다.
"푸후훗. 이미 계약도 다 했다냥!"
위반 시 죽음이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이 적힌 램터와 작성한 계약서를 보여주며.
당연히 계약서에는 세준의 지장이 찍혀 있었다. 위대한 박 회장은 다 할 수 있다냥!
항상 세준의 지장이 찍힌 계약서를 뭉치로 들고 다니는 테오였다.
"흐흐흐. 그래? 우리 테 부회장이 그랬구나."
"푸후훗. 그렇다냥!"
눈치 없는 테오. 세준이 자신을 칭찬하는 줄 알고, 귀를 쫑긋 세우며 신난 목소리로 대답했다.
"흐흐···테 부회장,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꽈악.
세준이 그런 테오의 볼을 강하게 움켜쥐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다.
"바케장, 잘못했다냥!"
세준이 볼살을 잡으면 화가 났다는 걸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테오가 일단 사과부터 하고
'박 회장이 왜 화가 난 거냥?'
서둘러 세준이 왜 화났는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아. 내가 용들을 너무 적게 불러서 박 회장이 화난 거 같다냥!'이라는 잘못된 결과가 도출됐다.
"바케장, 진정하라냥! 랜떠 니마테 가서 1만 더 부르자고 하게따냥!"
그래서 서둘러 용들을 더 불러 세준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뭐?! 용을 1만이나 더 부르겠다고?!"
세준의 화를 돋을 뿐이었다.
"바케장, 잘못했다냥!"
덕분에 테오는 더욱 커진 세준의 분노를 사며 거의 1시간 넘게 볼살을 혹사당했다.
"볼이 얼얼하다냥···."
테오가 앞발로 자신의 볼살을 문지르는 동안
"1만 용분이면···."
1용분을 인분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되지?
세준은 자신이 몇 인분을 만들어야 하는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카이저 님이 군고구마를 3000개 정도 드시고 적당히 잘 먹었다고 했으니까···
일반 용들이 카이저 님의 절반만 먹는다고 치면···용 하나당 500인분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럼 1용분을 500인분으로 계산하면 1만 용분은···500만 인분?!
이거 가능해?
일단 500만 인분의 재료부터 확보해야 될 것 같았다.
"일단 포도부터 수확해야지."
세준은 농장에 돌아오자마자 포도리의 가지에 주렁주렁 열린 포도를 수확했다.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 1송이(25알)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1750을 획득했습니다.]
"흐흐흐."
쏠쏠한 경험치에 입이 귀에 걸린 세준.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덕분에 레벨업을 하며 85레벨이 됐다.
"나머지는 내일 수확해야지."
세준은 하늘이 어둑해지, 작업을 멈추고 남은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우선 짙은 어둠의 체리 나무가 있는 곳에 0.07%짜리 펜릴의 코어 조각을 심고, 빈 밭에는 참외를 심었다.
"아. 맞다. 이것도 있었지."
세준이 주머니에 든 손상된 대지의 보석을 확인했다.
[대지의 보석]
주머니 안에는 어느새 손상된 대지의 보석이 완전히 복구돼 있었다.
"신님, 좋은 거 주세요."
세준은 대지의 보석을 땅에 정성스럽게 묻고, 손상된 대지의 보석을 하나 꺼내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약쑥을 먹고 일찍 잠들었다.
***
다음 날 아침.
"읏차."
세준이 눈을 뜨자
[대지의 보석의 봉인이 풀렸습니다.]
[대지의 보석에 봉인돼 있던 모래의 신 샌츠가 봉인에서 풀려납니다.]
[모래의 신 샌츠가 자신의 봉인을 풀어준 대상에게 은혜를 갚습니다.]
[모래의 신 샌츠가 1평 땅에 모래를 깔아 은혜를 갚습니다.]
대지의 보석에 갇혀 있던 모래의 신 샌츠가 풀려나 있었다.
"흐흐흐. 모래라?"
황금 모래인가?
메시지로는 하찮아 보였지만, 세준은 설레는 마음으로 모래가 깔린 길로 갔다.
그리고
"오! 황금 모래!"
세준의 예상대로 황금으로 된 모래였다.
"흐흐흐. 고맙습니다. 모래의 신 샌츠 님. 제가 신전도 만들어 드릴게요!"
세준이 샌츠에게 감사의 기도를 하며 1평 길에 돌을 깔고
[샌츠 로드]
-우리에게 황금 모래로 보답한 모래의 신 샌츠. 그는 눈부신 신이었다.
샌츠의 업적을 새긴 샌츠 로드를 만들었다.
"어? 밥해야겠다."
샌츠 로드를 만드느라, 시간을 지체한 세준이 서둘러 취사장으로 밥을 하러 갔다.
그렇게 조용해진 탑 99층의 농장.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이제 별 다섯 개 도장 하나만 더 받으면 10개 다 채운다요!]
꾸엥이가 취사장으로 향하며 뿌듯한 얼굴로 별 다섯 개 도장 9개가 찍힌 종이를 바라봤다.
도장 10개를 다 채우면 1000탑코인의 용돈을 받을 수 있다.
그럼 꾸엥이 이제 1만 탑코인 모은다요!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빨리 아빠 도와주고 도장 받아야겠다요!]
꾸엥이가 종이를 소중히 접어 간식 주머니에 넣었다.
그때
툭.
주머니에서 빠진 꾸엥이의 용돈 주머니가 바닥에 떨어졌다.
꾸엥이가 서둘러 주우려 했지만, 사라지는 꾸엥이의 용돈 주머니.
꿰엥!!!
[꾸엥이 돈 없어졌다요!!!]
꾸엥이가 자지러지게 울며 자신의 용돈 주머니가 사라진 땅을 파기 시작했고, 레아 로드의 일부가 파괴됐다.
***
씨앗 상점 본부.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의 소작농 버섯개미 10마리가 당신의 신전을 지나갔습니다.]
[신성력이 0.001 상승합니다.]
···
..
.
"호호호. 버섯개미들은 오늘도 부지런하구나."
달구나 달아.
레아가 버섯개미들이 올려주는 신성력 메시지를 보며 헤벌쭉 웃을 때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의 약초꾼 꾸엥이가 당신의 신전을 지나갔습니다.]
[신성력이 1 상승합니다.]
꾸엥이가 레아 로드를 지나갔다.
"우리 꾸엥이도 아침부터 기도하러 왔구나?"
레아는 꾸엥이가 아침마다 레아 로드를 지나는 꾸엥이가 자신을 위해 기도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의 약초꾼 꾸엥이가 당신의 신전에 9000탑코인을 제물로 바칩니다.]
[제물을 받으시겠습니까?]
나타나는 메시지.
"응! 당연히 받아야지!"
레아가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제물을 받았습니다.]
[신성력이 0.9 상승합니다.]
레아의 신성력이 제물에 상응하는 가치만큼 상승했다.
"오. 이게 얼마 만에 받는 제물이야···."
레아가 감격한 표정을 지을 때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의 약초꾼 꾸엥이가 당신의 신전 일부를 파괴했습니다.]
[획득할 수 있는 신성력이 줄어듭니다.]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의 약초꾼 꾸엥이가 당신의 신전 일부를 파괴했습니다.]
···
..
.
[당신의 신전이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꾸엥이에게 신전이 파괴됐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니···왜 뿌셔?"
그 돈···나 준 거 아니었어?
레아가 거의 울기 직전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이 당신을 위해 신전을 지었습니다.]
다행히 꾸엥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온 세준이 꾸엥이를 달래고, 레아 로드를 다시 복구시켜 줬다.
383화. 나도 노예들에게 도장 많이 받았다냥!
383화. 나도 노예들에게 도장 많이 받았다냥!
"이제 일해야지."
아침을 먹은 세준이 어제 수확하다 남은 포도를 수확하기 위해 포도리에게 갔다.
꾸로롱.
그런 세준의 허리에는 칭얼거리다 잠든 꾸엥이가 있었다. 사라진 용돈을 세준이 줬지만, 용돈을 잃은 정신적 충격이 꽤 컸던 모양이다.
당연히 세준의 몸에는 꾸엥이만 매달려 있는 게 아니었다. 가슴에는 슬링백 안에 든 펜릴이, 무릎에는 테오가 있었다.
내가 무슨 코알라냐고?
세준은 가볍게 신세 한탄을 한 후
"포도리, 좋은 아침."
포도리에게 인사했다.
[네! 세준 님, 좋은 아침입니다!]
세준의 아침 인사에 공손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포도리.
세계수가 되면서 목소리에 항상 거만함이 묻어 있었는데, 어제부터 갑자기 예전의 포도리로 돌아와 있었다.
덕분에 부담이 사라진 세준은 심심하지 않게 포도리와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면서 포도를 수확했다.
그리고
"포도리, 근데 우리 불꽃이는 어떻게 하면 세계수가 될 수 있을까?"
중간에 세계수가 된 포도리에게 불꽃이의 진로 상담을 했다.
[네?! 세계수요?!]
세준의 물음에 크게 당황하는 포도리.
'불꽃이 님은 이미 세계수를 초월하셨는데요?'라는 의미의 당황이었지만
'우리 불꽃이, 그렇게 가망이 없는 거야?'
세준은 다르게 받아들였고, 이후 말없이 포도를 수확했다.
포도를 수확한 후에는 양조장으로 가서 수확한 포도로 용들의 회의에서 마실 포도주를 만들었다.
보통이라면 10일 만에 포도주를 만들 수 없지만
"발효."
[발효 Lv. 4를 사용합니다.]
[발효 Lv. 4의 효과로 발효 기간이 하루 단축됩니다.]
[발효 Lv. 4의 효과로 조금 빨라집니다.]
[발효 Lv. 4의 효과로 맛이 조금 깊어 집니다.]
[발효 Lv. 4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세준에게는 그동안 열심히 레벨을 올린 발효 스킬이 있었다.
발효 스킬이 4레벨이 되자 하루에 한 번 발효 시간을 하루 단축할 수 있는 효과가 생겼다.
그렇게 포도주를 숙성시키고, 세준은 황금빛 벼로 삼양주도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재물을 삼키는 쌀반죽으로 얻은 쌀가루를 사용해 삼양주를 만든 세준.
이제 쌀이 넉넉한 만큼 자신의 농작물로 만든 삼양주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세준이 밑술에 넣을 고두밥을 찌자
꾸엥?
[밥 먹을 시간이다요?]
구수한 냄새에 꾸엥이가 눈을 떴다.
"꾸엥이, 배고파요?"
꾸엥!꾸엥!
[그렇다요! 꾸엥이 배고프다요!]
세준의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하는 꾸엥이. 이게 뭐라고 자신 있어?
"일단 이거 먹고 있자."
세준이 삶은 에그 푸릇의 껍질을 까서 건네자
꾸헤헤헤.
맛있게 먹는 꾸엥이.
그때
툭.
펜릴이 자신의 앞발로 세준의 가슴을 치며 불렀다.
낑!낑!
'나도 저거 먹을래! 빨리 내놔!'
"알았어. 자."
세준이 삶은 에그 푸릇을 4등분해 한 조각을 주자, 펜릴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박 회장, 나도 노른자 달라냥!"
권력의 노른자를 노리는 습성답게 노른자만 먹는 테오.
"알았어. 자."
세준이 테오에게 노른자를 주고 흰자를 먹었다.
그렇게 넷이 에그 푸릇을 먹는 사이 고두밥이 다 쪄졌고, 세준은 항아리에 술을 담근 후에 취사장으로 가서 점심을 준비했다.
"일단 쌀부터 씻고···."
세준이 쌀이 담긴 그릇에 물을 붓자
꾸엥!
[꾸엥이도 아빠 도와준다요!]
마지막 별 다섯 개 도장을 받아, 용돈을 받고 싶은 꾸엥이가 앞발을 들며 외쳤다.
"그래. 그럼 꾸엥이가 쌀 씻어줘."
꾸엥!
[알겠다요! 꾸엥이가 쌀을 잘 씻겠다요!]
꾸엥이가 대답하며 앞발을 깨끗이 씻고는 쌀을 씻었다.
다다다.
그사이 세준은 아공간 창고에서 에그 푸릇과 야채를 꺼냈다. 오늘 점심 메뉴는 볶음밥에 부친 계란을 올리는 오므라이스.
"아. 토마토 소스도 꺼내야지."
세준이 토마토 소스가 담긴 유리병도 꺼내 아공간 창고에서 나오자
꾸엥!
[아빠, 쌀 다 씻었다요!]
쌀을 다 씻은 꾸엥이가 세준을 불렀다.
"응. 알았어."
세준이 씻은 쌀을 안치자
척.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 착한 일 했으니까 도장 받는다요!]
기다리고 있던 꾸엥이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도장 받는 종이를 내밀었다.
"그래. 잘했어. 도장 다 받았으니까, 여기 1000탑코인."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 고맙습다요!]
세준이 돈을 주자
꾸헤헤헤.꾸엥? 꾸엥!
[헤헤헤. 큰형아 뭐 필요한 거 없다요? 꾸엥이 별 다섯 개 도장 10개 받아서 용돈 받았다요!]
용돈을 테오에게 자랑하는 꾸엥이.
"뭐냥? 도장 10개 받을 때마다 용돈 주는 거냥?"
꾸엥!
[그렇다요!]
"푸후훗."
꾸엥이의 대답을 들은 테오가 환하게 웃었다. 도장하면 나 테 부회장이다냥! 나도 노예들에게 도장 많이 받았다냥!
노예 계약서에 받은 도장을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10만 번은 가뿐히 넘었다.
"박 회장, 나 테 부회장도 도장 많이 받았다냥! 그러니까 그동안 밀린 용돈 달라냥!"
그렇게 자신감에 찬 테오가 세준에게 용돈을 요구했고
"그 도장이랑 이 도장은 다른 거야."
세준이 열심히 다른 도장이라고 설명했지만
"나는 그런 거 모른다냥! 밀린 용돈 달라냥!"
테오는 알아들을 생각이 없었다.
"알았어."
한참을 설명해도, 이해할 생각이 없는 테오에게 세준이 용돈으로 100만 탑코인을 줬다.
"푸후훗. 나도 용돈 받았다냥!"
테오가 세준에게 받은 용돈을 봇짐에 소중히 넣었다.
그사이 밥이 완성됐고
다다다.
세준이 야채를 다지며 요리를 시작했다.
달군 후라이팬에 다진 양파, 당근 등의 야채를 넣어 볶다가 버터와 케첩을 넣고 잘 섞어준 후
잘 섞어진 야채에 밥을 넣고 다시 한번 섞어 볶음밥을 만들었다.
그리고 대형 후라이팬에 계란을 부친 후 볶음밥을 넣고 계란으로 감싸 거대 오므라이스를 완성했다.
"다 됐다. 자. 꾸엥이가 그리고 싶은 거 계란 위에다 그려."
오므라이스 위에 뿌릴 토마토 소스를 꾸엥이에게 주자, 꾸엥이가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 또 별 다섯 개 10개 받아서 용돈 받을 거다요!]
별 50개를 그리는 꾸엥이. 별에 진심인 꾸엥이였다.
꾸엥!
[꾸엥이, 그림 다 그렸다요!]
"그럼 먹자."
꾸엥!
[알겠다요!]
세준의 말에 신나게 오므라이스를 먹는 꾸엥이.
"까망이도 맛있게 먹어."
세준이 펜릴이 먹을 오므라이스를 펜릴 전용 밥그릇에 담아 펜릴에게 준 후 식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테오랑 꾸엥이는 생선 좀 잡아줘."
"푸후훗. 알겠다냥! 생선하면 나 테 부회장이다냥!"
꾸엥!
[알겠다요!]
세준이 테오와 꾸엥이에게 생선을 잡아 오게 하고, 자신은 취사장으로 가서 가래떡을 위해 떡반죽을 했다.
세준이 용들의 회의에서 먹을 500만 인분의 음식 준비를 시작했다.
잠시 후
퍽.퍽.
[파수꾼 테오가 거대 참치를 처치했습니다.]
[파수꾼 테오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5000을 획득했습니다.]
[약초꾼 꾸엥이가 거대 고등어를 처치했습니다.]
[파수꾼 테오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7000을 획득했습니다.]
···
..
.
떡반죽을 하는 세준의 눈앞으로 쏟아지는 메시지. 거의 1초마다 메시지가 나타났다.
"연못에 생선이 이렇게 많았나?"
불꽃이의 뿌리가 먼바다에서부터 몬스터들을 연못으로 몰고 있다는 걸 모르는 세준이 의아해했다.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덕분에 세준은 떡반죽을 하며 편하게 레벨업을 했다.
만들어야 할 양이 엄청났기에 반죽을 하고 또 해도 만들어야 할 양은 아직도 한참 남아있었다.
그리고
"박 회장, 생선 가져왔다냥!"
꾸엥!
[엄청 많이 잡았다요!]
테오와 꾸엥이가 잡아 온 생선들을 보자
'이거 답 안 나오네···.'
이 멤버만으로는 500만 인분을 준비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실감했다.
"노예들 소환!"
그래서 아작스, 베로니카, 젤가, 오릭을 소환해 각자에게 역할을 줬다.
"꾸엥이랑 아작스는 떡반죽, 테오랑 베로니카는 과일 손질, 젤가랑 오릭은 생선 손질해"
그렇게 일을 맞기고 양조장에서 항아리 안의 술을 한 번 저어주고 왔을 때
"야! 누가 생선 손질 그렇게 해!"
생선을 손질하라고 했더니, 생선을 완전히 으깨 놓고 있는 젤가를 보며 세준이 소리쳤다.
"아니. 이렇게 해야···엑기스 만들기가···."
"누가 엑기스 만들래. 그냥 내장만 빼라고."
"네!"
"켈켈켈. 세준 님, 저는 제대로 하고 있었습니다."
젤가를 혼내는 세준에게 오릭이 자신이 손질한 생선을 보여주며 간사하게 웃었다.
"그래. 잘하고 있어."
"켈켈켈. 감사합니다."
"젤가, 이렇게 하는 거야."
세준이 젤가에게 생선 손질을 다시 가르쳤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일을 하려 할 때 세준은 경악스러운 장면을 목격했다.
긁적.긁적.
오릭이 바지에 손을 넣어 긁은 후 코를 파고, 귀도 한 번 파주고 그 손으로 다시 생선을 손질하고 있었다.
"오릭."
"켈켈켈. 왜 그러십니까?"
"누가 엉덩이 긁고, 코 파고, 귀 판 손으로 음식 만지래?"
"켈켈켈. 그게 뭐 문제라도?"
오릭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목소리 물었다. 아무래도 고블린들에게는 위생 개념이 없는 것 같았다.
"그거 너 다 먹어···."
"켈케켈. 아이고. 감사합니다."
세준의 말에 넙죽 생선을 챙기는 오릭. 젤가가 엑기스용으로 만든 생선도 다 챙겼다.
이거 노린 거 아냐?
"켈켈켈."
간사하게 웃는 오릭을 보며 세준이 생각했다.
이후 오릭에게는 쓰레기 청소를 맡겼다.
그렇게 재료 손질만 하다 이틀이 흘렀다.
그리고 392일 차.
세준이 탑에 들어온 후 14번째로 맞이하는 블루문이 떴다.
검은 밤하늘에 뜬 푸른달.
드디어 블루문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배경이 갖춰줬다.
"아름답네."
세준이 블루문을 보며 말했다.
처음에는 몬스터를 폭주하게 만드는 무서운 달이었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달일 뿐이었다.
"흐흐흐. 농작물을 좋게 만들어 주는 달이기도 하지."
스스스.
푸른기운이 맺히는 밭을 보며 세준이 흐뭇하게 웃었다.
그때
[10번째 탑의 도우미 위대한 은빛용 스텔라 히스론이 음성 메시지 구슬을 보냈습니다.]
[음성 메시지 구슬을 받기 위해서는 100만 탑코인이 필요합니다.]
[음성 메시지 구슬을 받으시겠습니까?]
스텔라가 보낸 음성 구슬 메시지가 도착했다.
"진짜 열심히도 보내내. 받을게."
그렇게 음성 메시지 구슬을 받은 세준.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조각이 3조각 모이면서 문이 불완전하게 통합니다.]
[이제 10번재 탑의 도우미 위대한 은빛용 스텔라 히스론에게 답장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세준의 앞에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답장을 보낼 수 있다고?"
거기다 세준이 보내는 건 돈도 안 들었다.
"그럼 이걸 보낼게."
세준이 스텔라의 엄마 크리셀라 히스론이 부탁했던 음성 메시지 구슬을 스텔라에게 보냈다.
그렇게 스텔라에게 날아간 음성 메시지 구슬.
"흥! 드디어 답장을 했군."
스텔라가 음성 메시지 구슬을 재생했다.
그리고···
"이놈!!! 나를 능멸하다니!!!"
음성 구슬 메시지를 들은 스텔라가 분노했다.
어느새 음성 메시지 구슬에는 크리셀라의 음성대신 세준과 일행들이 노는 소리만 1시간 동안 녹음돼 있었다.
실수로 음성 메시지 구슬에 마력을 넣어 녹음 마법을 활성화한 세준이었다.
384화. 소시지가 나무에서 난다고?!
384화. 소시지가 나무에서 난다고?!
"에일린. 크리셀라 님한테 부탁하신 음성 메시지 구슬 보냈다고 하고, 이거 크리셀라 님한테 전해줘."
[탑의 관리자가 알겠다고 합니다.]
세준이 에일린에게 스텔라가 보낸 음성 메시지 구슬을 전달했다.
그리고
"흐흐흐. 이제 수확을 해볼까? 꾸엥아, 가자!"
꾸엥!
세준이 꾸엥이와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농작물을 수확하기 시작했다. 농장 규모가 큰 만큼 수확해야 할 푸른색 농작물 수도 많았다.
다른 탑농부들은 각자의 탑으로 돌아갔다. 블루문이 뜰 때 다른 탑에도 블루문이 뜨기 때문.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500을 획득했습니다.]
···
..
.
그렇게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던 세준.
"목마르네."
갈증이 나자, 방울토마토 하나를 먹었다.
냠.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섭취했습니다.]
[마력이 5 상승합니다.]
흐흐흐. 효과도 좋고, 맛도 좋네.
"꾸엥아, 맛있다. 그치?"
꾸엥!꾸엥!
[그렇다요! 진짜 맛있다요!]
세준과 함께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던 꾸엥이가 세준을 따라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준과 꾸엥이는 중간중간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농작물들을 간식으로 먹으면서 수확을 이어갔고.
총 2000개가 넘는 푸른색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다.
"이제 자러 가자."
꾸엥!꾸엥!
[알겠다요! 꾸엥이 자러 간다요! 아빠, 안녕히 잔다요!]
꾸엥이가 세준에게 90도로 숙여 배꼽인사를 하고, 분홍털이 있는 집으로 달려갔다.
"나아앙··· 박 회장, 우리도 자러 가자냥···."
세준의 다리에 매달려 세준이 자기만 기다리고 있던 테오가 하품을 하며 칭얼거렸다.
"흐하암. 응. 우라도 자러 가자."
테오의 하품이 전염된 듯 세준이 하품을 하며 침실로 향했다.
그때
[대지의 보석의 봉인이 풀렸습니다.]
[대지의 보석에 봉인돼 있던 진흙의 신 머드가 봉인에서 풀려납니다.]
[진흙의 신 머드가 자신의 봉인을 풀어준 대상에게 은혜를 갚습니다.]
[진흙의 신 머드가 길 1평에 진흙 벽돌을 깔아 은혜를 갚습니다.]
세준의 눈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진흙 벽돌?"
이건 확인해 봐야지.
지난 이틀간 조약돌의 신과 잡석의 신에게 보석을 보상으로 받은 세준이 설레는 마음으로 진흙 벽돌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어? 진짜 진흙 벽돌이네···."
세준의 예상과 달리 그곳에는 보석도, 황금도 없었다. 어두운색의 진흙 벽돌만 있을 뿐.
"벽돌 안에 뭐가 있나?"
세준은 당연히 벽돌 안에 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벽돌을 반으로 쪼갰다. 벽돌이지만, 전혀 단단하지 않았다.
그리고
"뭐야?"
안에는 세준이 기대하던 보석이나 황금이 없었다.
대신 달콤한 향이 나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냥 달콤한 향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향이었다.
왜 진흙 벽돌에서?
"설마?!"
세준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진흙 벽돌에 혀를 댔고
···!
세준이 진흙 벽돌의 맛에 놀라며 벽돌을 우적우적 씹어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흙 벽돌 하나를 다 먹은 세준.
"흐흐흐."
아공간 창고에 벽돌들을 소중히 보관하고
"땅 움직이기!"
고마움을 담아
[머드 로드]
우리에게 초콜릿 벽돌로 보답한 진흙의 신 머드. 그는 달콤한 신이었다.
진흙의 신 머드를 위해 2평짜리 머드 로드를 만들었다.
"흐흐흐. 초콜릿이라니···일어나서 또 먹어야지."
세준이 아침에 일어나 초콜릿을 먹을 상상을 하며 약쑥을 먹고 깊은 잠에 빠졌다.
***
검은탑 관리자 구역.
"크히히히. 우리 세준이 공헌도 잘 오르고 있네."
에일린이 수정구로 세준의 공헌도를 확인하고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실비아 언니, 이번에 새로운 농작물이 생겼어. 참외라고···."
해츨링들에게 편지를 쓰며 참외 홍보를 했다.
탑 관리도 해야 하고, 탑 4층 공헌도 공장과 고객 관리까지···요즘 에일린은 많이 바빴다.
"전송."
그렇게 실비아에게 편지를 보내고 이어서 호쿠스에게 편지를 쓸 때
쿵.
관리자 구역으로 거대한 은빛용 하나가 착륙했다.
스텔라의 엄마 크리셀라 히스론이었다.
크리셀라는 2~3일에 한 번씩 찾아와 스텔라의 소식을 묻고, 세준의 농작물을 사 갔다. 특히 바람의 배추를 좋아했다.
"크리셀라 할머니, 안녕하세요!"
편지를 쓰던 에일린이 쪼르르 달려가 크리셀라를 맞이했다.
"그래. 혹시 우리 스텔라 소식은?"
"있어요! 그리고 우리 세준이가 스텔라 이모한테 음성 메시지 구슬도 보냈대요!"
에일린이 스텔라가 보낸 세 번쩨 음성 메시지 구슬을 꺼내며 대답했다.
"그래? 그거···안 들었지?"
크리셀라가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음성 메시지 구슬에는 분명 스텔라의 거친 욕이 녹음돼 있기에 에일린이 들으면 큰일이었다. 우리 딸 혼사가···
"크히히히. 당연히 안 들었죠. 확인해 보세요."
에일린이 스텔라가 보낸 음성 메시지 구슬을 크리셀라에게 건넸다.
"그래. 재생된 흔적이 없구나. 그리고 내가 준 음성 메시지 구슬도 보냈다고?"
"네."
"그럼 이것도 전해줄래?"
크리셀라가 에일린에게 새로운 음성 메시지 구슬을 부탁했다. 안에는 욕 좀 하지 말라는 크리셀라의 잔소리가 녹음돼 있었다.
그렇게 용건을 끝낸 크리셀라.
"에일린, 바람의 배추랑 원래 먹던 것들 좀 주겠니?"
"네."
세준의 농작물까지 사고, 310억 탑코인을 에일린에게 지불하고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