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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장. 부인, 맞는 것도 좋소

829장. 부인, 맞는 것도 좋소

막릉의 눈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이 사람들이 후야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생각하니 절로 손에 힘이 들어갔다.

결국, 붙잡혔던 내각의 관원은 두 눈을 뒤집고 혼절하고 말았다.

쿵-

막릉이 손을 풀자 사내의 몸이 땅바닥을 향해 힘없이 떨어졌다.

“황제 폐하 납시오!”

태감의 가느다란 목소리와 함께 밝은 황색 용포가 모두의 시야에 들어왔다. 신하들은 즉각 상념에서 벗어나 가지런히 줄을 선 다음 읍으로 예를 올렸다.

“소신, 폐하를 뵙습니다.”

차분한 걸음으로 다가온 초름경이 깊고 심오한 눈빛으로 신하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목을 졸려 혼절한 신하를 보고서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의 시선은 진운서에게로 향했다.

진운서가 찾아오리란 걸 예상하고 있었다. 그저 곧장 황궁의 큰길을 통해 걸어올 줄은 몰랐을 뿐이다.

“신부가 폐하를 뵙습니다.”

진운서가 몸을 굽히고 예를 올렸다. 그리고 초름경이 일어나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몸을 일으켰다.

“폐하, 소근언을 믿으십니까?”

진운서는 소근언을 정북후라고 칭하지도, 대장군이라고 칭하지도 않고 곧장 이름으로 불렀다.

‘당신을 따라 천하를 떠돌아다니며 혁혁한 전공을 세워, 당신에게 강산을 안겨준 당신의 형제를 믿으시나요?

당신이 선황에게 냉대받고 있을 때, 보잘것없는 사황자였을 적에도 그 사람은 당신 곁을 지켰습니다. 폐하께선 소근언을 믿나요?’

나지막한 한마디가 울려퍼지자, 읍으로 예를 올리던 신하들의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정북후 부인은 지나치게 담이 컸다. 감히 저런 질문을 하다니! 게다가 황제께서 질문을 윤허하시기도 전에 제멋대로 퍼부은 물음이었다.

진운서는 초름경에게서 조금도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그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이 지났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건 침묵뿐이었다.

결국 진운서가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신부가 목숨으로 보증하지요.”

만약 그 죄명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목을 언제든지 가져가도 좋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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