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장. 단죄를 원하시는 게지요
진운서의 뒤에 서 있던 류의는 그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째서 아가씨에게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단 말인가! 류의가 막 용감하게 앞으로 나서려던 그 순간, 그녀는 싸늘하게 변한 사름의 눈빛을 발견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고 있소. 그대는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웃고 떠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깊은 깨달음이 담긴 듯한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
입꼬리를 살짝 올린 사름의 숨결 따라 진운서의 귓가에 걸린 가느다란 머리칼이 가볍게 흩날렸다.
“어딜 감히!”
그 모습을 보던 류의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래도 사 대인이 두렵기는 한 모양인지, 류의는 몸을 덜덜 떨면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진운서의 앞을 가로막은 뒤, 그녀를 지키려는 듯 꼿꼿하게 섰다.
긴장으로 몸이 빳빳하게 굳은 류의의 눈가와 귓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진운서는 고개를 숙이고 불끈 쥔 류의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핏줄이 불뚝 튀어나온 손은 여전히 긴장과 두려움으로 벌벌 떨리고 있었다.
“류의야.”
진운서가 작은 목소리로 류의를 부르며 그녀의 손을 잡은 뒤 옆으로 걸어 나왔다.
“왜들 이러시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내가 대단한 악인이라도 되는 줄 알겠군.”
사름은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다음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삐걱, 삐걱-
이때 갑자기 나무로 된 바닥을 밟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위층에서 꽃다운 나이의 여인이 아래로 내려왔다.
조금 전까지 2층에 있던 상지말은 창을 통해 사름이 다루로 들어서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녀는 원래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으나, 별안간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사 대인이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중이었으니 아래로 내려가 방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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