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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장. 따라오지 마시오

420장. 따라오지 마시오

강대설의 모습은 이미 사라졌으나 임윤은 그 자리에 홀로 서 있었다. 그의 귓가에는 아직도 강대설의 목소리가 맴돌고 있었다.

그는 조금씩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만약 자신이 그 말대로 하지 않는다면, 강 대소저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서생인 그가 보기에 그 요구는 실로 대역무도한 일이었다.

그가 어떻게,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강 대소저의 얼굴이 그의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그리고 그 미소 하나하나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강대설은 단지 그가 얼마나 대담한 사람인지 확인하려는 것뿐, 반드시 일을 성공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니 첫걸음만 내딛는 척하고 정도를 지킨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임 공자, 부의 대문은 저쪽입니다. 지금 공자가 향하는 방향은 후원으로 통하는 길이고요.”

집사의 공손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임 공자는 장원으로 급제한 인물로, 노야께서도 아끼는 사람이라 결코 홀대해서는 안 됐다.

그래서 집사는 평소보다 더 공손한 태도로 임윤을 대했다.

강부는 도성에서도 그리 작지 않은 규모의 세가로, 어떤 부의 사람들은 강부 대집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기도 했다.

그런 대집사가 임윤에게 이렇게 공손하게 행동한다면 이는 우선 그가 장원급제한 서생으로 곧 조정에 들어갈 사람이기 때문이었고, 또한 강 노야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터였다.

여러 해 동안 열심히 공부해온 터라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임윤에게 아첨하려 했다. 하지만 도성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는 이제 막 우물에서 나온 개구리일 뿐이었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웠고, 동시에 생소하고 낯설었다.

지금껏 어느 세가에서도 그에게 이렇게 친절히 대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강 대소저는 줄곧 그에게 따뜻하게 웃어주었다.

“그래, 배웅은 필요 없네.”

임윤은 예의 있게 대답한 후 곧 돌아서서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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