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장. 근심
광산으로 가려면 공교롭게도 왕삼의 숙소 앞을 지나가야 했다. 막 왕삼에게 약을 발라주고 나오던 의원이 소근언을 발견하고 다급히 몸을 숙이고 예를 올렸다.
“소 도사.”
소근언이 왕삼의 숙소를 힐끔 쳐다본 후 말했다.
“상황은 좀 어떠한가?”
“자상을 입은 것뿐이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종아리의 상처가 깊고 날이 점점 더워져 고름과 염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며칠 간은 안정을 취하며 약을 잘 발라야 하니, 개인적으로 시중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가장 좋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소근언이 바로 수하 한 명을 불렀다.
“밤낮으로 잘 지키거라.”
짧은 말에 숨어있는 뜻을 알아챈 수하가 즉각 대답했다.
“명 받들겠습니다.”
잠시 후, 왕삼이 있는 방안이 조용해졌다. 욕을 할 기운조차 없었던 왕삼은 물을 가져다 달라고 외쳤다. 그런데 그때, 별안간 소근언의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순간 기력이 돌아온 왕삼이 성질을 부렸다.
“뭐가 두려워서 나를 감시한단 말이냐! 나는 그놈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많단 말이다! 어린놈이 감히 나를 간섭하려 하다니, 앞으로 결코 좋은 꼴을 못 볼 줄 알거라!”
이미 서신을 보내놓았으니 그쪽 사람이 그걸 받는다면 곧장 황제께 아뢸 것이다. 일을 하라는 뜻에서 소 도사 그놈을 이곳으로 보낸 것이지, 여인을 불러 노닥거릴 시간을 준 것이 아니지 않은가!
최근 소 도사의 기세가 대단했기에, 많은 사람은 겉으로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도 암암리에는 그를 제거할 방도를 찾으려 하고 있었다. 그놈이 아무리 치밀하다 한들 약점 하나 알아내지 못하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자 왕삼은 욕하던 걸 멈추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패배한 소근언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런 큰일을 성공시킨다면 그는 커다란 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면 현의 저택을 넓히고 은행나무 몇 그루를 더 심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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