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4화. 설득
소양은 마차가 멈추자 곧장 어서방을 향해 달렸다.
멀리서 커다란 상자들이 궁으로 옮겨지고 있는 게 보였다.
원래 이 물건들은 곧장 국고로 들어가야 하는데, 황제가 도착한 장부를 보고 기분이 좋아져서 남량의 배상금을 직접 봐야겠다고 했다.
‘먼저 도발해 놓고 성을 잃은 것도 모자라 배상금까지 내다니!’
황제는 기분이 좋아지는 걸 억제할 수 없었다.
황제가 어서방에서 나오자 커다란 상자가 오고 있는 게 보였다.
그런데 더욱 눈길을 끈 것은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는 소양 일행이었다.
복 공공이 이를 보며 말했다.
“구황자 전하와 공자님들께서 어찌 저리 급하게 뛰어오는 걸까요?”
‘저러다 넘어지면 어떡하시려고?’
그런데 소양이 커다란 상자를 쫓아오더니 아무 말도 없이 곧장 큰 상자를 덮쳤다.
“…….”
“……”
‘저렇게 빨리 뛰어온 게 상자를 덮치기 위해서였다고?’
호위는 안 그래도 상자가 무거운데 소양까지 올라오자 하마터면 손을 놓칠 뻔했다.
소양은 혼자만으로 불가능한 듯 뒤에서 따라오는 구황자 일행에게 외쳤다.
“어서 상자를 뺏어!”
구황자 일행은 소양처럼 감히 소란을 피우지 못했고 점거하기는커녕 달려오는 속도가 점점 더 느려졌다.
그러자 호위가 상자와 소양을 들고 황제 앞으로 다가갔다.
황제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 뭐 하고 있는 것이냐?”
소양이 황제에게 대답했다.
“폐하, 이건 제 몸값이니 제가 가져가야겠습니다.”
“…….”
“…….”
‘웬 몸값?’
배상금을 책임지고 있던 장군이 황제 옆으로 다가와 뭐라고 속삭였다.
황제는 그제야 동향후가 북막에 식량을 빌리는 대신에 소양의 혼사를 담보로 내줬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그냥 담보일 뿐인데 왜 몸값이 된 거지?’
소양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아무튼 이렇게 많은 돈 중 백만 냥은 자신과 바꾼 것이었다.
이걸 갖고 가야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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