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화. 매상금(賣上金)
숭국공은 관을 봐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요, 칼이 정말로 목에 들어와도 항복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숭국공이 성 안 백성들의 목숨을 걸고 동향후를 위협하자고 하자 장수들이 반대했다. 이미 승산이 없으니 차라리 성문을 열고 항복하여 살길을 도모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완강하게 저항해 봤자 죽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숭국공은 항복을 권하는 장수들이 몇 마디 하기도 전에 옆에 있는 호위의 칼을 뽑았다.
이어서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
단칼에 목을 벤 것이다.
‘이것이 항복을 권하는 자의 말로다! 여기서 죽을지언정 항복은 없다!’
그는 성 안 백성들을 관아의 감옥에 가두라고 했는데, 그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숭국공은 성벽으로 올라가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숭노국공 등이 십리 밖에 주둔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 * *
성 안의 소식이 전해졌다.
숭노국공은 제왕의 사람들이 성 안의 백성들을 잡느라 혼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제왕의 생각인지 아니면 불효자의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이렇게 악랄한 놈이 제위를 노리다니!’ 숭노국공은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이에 노왕야가 그를 진정시켰고 약환을 갖고 와서 먹였다.
정신환(靜心丸)이었는데, 특별히 제조한 것이었다.
그들은 나이가 많아서 화가 나면 몸이 견디질 못한다.
숭국공, 제왕 같은 부류와의 싸움은 병법이 아니라 낯가죽에 달려 있었다.
백성을 신경 쓰는 사람이 패하게 되어 있다.
정정당당하게 싸웠으면 반년 전에 숭국공과 제왕을 생포했을 것이다.
숭노국공이 찻물로 약을 삼켰지만 얼굴의 노여움이 가시지 않았다.
남안군왕이 말했다.
“제왕 같은 무뢰한은 동향후가 상대해야 합니다.”
소숭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남안군왕을 바라봤다.
제왕은 걸핏하면 군량을 태우거나 사람의 목숨을 갖고 협박하니, 암살 말고는 그의 부친에게도 좋은 방법이 있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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