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화. 선량(善良)
정오가 되자 날이 흐려졌다. 광풍이 휙휙 불자 나뭇잎이 솨솨 소리를 냈다. 불당은 으슥하고 조용한데 광풍이 휘몰아치니 정말 무서웠다.
행아는 소운 옆에 앉아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 문과 창이 닫혀 있는데도 바람은 안으로 파고들어 등불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책을 읽자니 눈이 많이 피로했다.
소운은 책을 덮고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당 씨는 이런 날씨에 소양이 혼자 밖에 있는 것을 못내 마음에 걸려 했다. 소운은 그녀에게 소양이 어린 거지로 분장했다고 알려주었었다.
거지는 바람을 막지도 못하고 비를 피하지도 못하니, 만약 큰 비라도 온다면 거지들에겐 정말 위험했다.
아들을 찾지 못하면 당 씨는 마음이 놓이지 않을 터였다. 동향후부의 하인들도 좌불안석이었다.
검정이가 소양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임 총관이 직접 사람을 데리고 검정이를 따라갔다. 그러나 날이 저물 때까지 그는 소양의 그림자도 찾을 수 없었다.
* * *
비는 계속 내려 땅을 적셨다.
당 씨는 창문 앞에 서서 아들이 빗속을 뛰어다닐 것을 생각하며 걱정을 멈출 수가 없었다.
* * *
한편 구황자의 침전에는 소양과 구황자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
두 쌍의 눈이 깜박깜박 침대 앞의 공작 두 마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틀림없었다. 바로 공작이었다.
태의가 와서 구황자의 맥을 짚어 주었다. 구황자는 태의에게서 몸이 나아졌으니 이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소양과 어화원으로 갔다.
하지만 소양은 그 화초들에 대해 흥미가 없었다. 꽃을 보는 것만으로는 재미가 없었다.
대신 그는 어화원에 공작 두 마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공작새가 매우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는 도대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본 적이 없었다.
그는 그곳에서 공작의 꼬리가 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공작은 꼬리를 펼치지 않았다. 그리고 광풍이 불었다.
궁녀와 환관들이 화초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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