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알아차리다 (1)
천월은 기뻐하며 천월각을 나서는 조 어멈을 바라보다, 월경대를 내려다보았다. 한참의 연구 끝에 겨우 착용한 천월은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은 뒤 침상에서 내려왔다.
용경이 벗어 놓은 비단옷과 자신이 제멋대로 벗어놓은 옷 무더기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보고 또 다시 심란해진 천월은, 어두운 빛으로 병풍 뒤를 향해 소리쳤다.
“이제 나와도 돼요!”
용경도 어두운 안색을 하고, 병풍 뒤에서 천천히 걸어왔다. 그러자 천월이 눈을 크게 뜨고 바닥에 있는 옷을 가리키며 말했다.
“도포는 어쩔 거예요?”
“일단 치워두거라. 빨래를 할 필요는 없다.”
용경이 말했다.
“영 왕가엔 언제 돌아갈 건데요?”
“상처가 아물긴 했지만 아직은 좀 더 있어야 하니, 며칠 더 있을 것이다.”
“그럼 내가 치워놓을게요. 오늘 밤은 다른 곳으로 가서 쉬세요. 제 방은 더 이상 안 돼요.”
용경도 곧 천월을 향해 시원하게 대답했다.
“알겠다.”
천월이 콧방귀를 뀌며, 바닥에 있는 옷들을 한 벌 한 벌 주워 자신의 서랍장에 넣었다. 그에 용경은 순간 눈빛을 반짝이다, 천천히 탁자 앞으로 다가가 앉아 천월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천월은 서랍장을 닫고 뒤돌아섰다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용경의 눈빛을 발견하고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자신도 꽤나 낯짝이 두꺼운 사람이었지만, 적어도 이 남자만큼은 아닐 것 같았다. 곧 용경이 먼저 운을 뗐다.
“침상에 가서 좀 누워 있어라.”
“난 죽을 병에 걸린 게 아니에요!”
천월이 굳은 얼굴로 용경을 째려봤다. 그러자 용경은 멋쩍은 듯 입을 가린 채 가볍게 기침하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곤 더는 아무 말도 잇지 않았다.
이내 천월은 침상으로 다가가 침상보를 싹 걷어내 품 안에 안은 뒤, 방문을 열어 채련의 품안에 침상보를 건네주었다.
“이것들 좀 다 빨아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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