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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9화. 온 세상이 바라던 것

1079화. 온 세상이 바라던 것

천월과 용경은 경(景) 자가 쓰인 깃발을 휘날리며 저 멀리 사라져갔다.

야경난은 정말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었다. 본래 세상에 가장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 아니겠는가. 언젠가 천월은 무엇이든 다 참을 수 있어도, 용경의 솜털 하나가 다치는 건 절대 참을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천월은 온몸으로 용경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용경은 이 전쟁의 승리자가 되었다. 그저 그런 승리도 아닌,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승리였다. 그리고 야경난은 패했다.

그녀의 패배는 곧 야경염의 패배를 뜻했다.

모두가 시야에서 사라졌을 즈음, 그제야 시선을 거둔 야경난이 갑자기 가슴을 움켜쥔 채 피를 토해냈다.

“공주님!”

한 병사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고, 야경난은 그 병사의 부축을 받아 말에 올랐다. 야경난은 몸의 힘이 다 빠진 듯, 힘없이 손수건을 꺼내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닦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군영으로 돌아가자.”

야경난이 곧장 말머리를 돌려 군영 쪽으로 향하자, 그 뒤에서 봉양이 십만 대군을 이끌고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세상 그 누구도 용경이 마파령에 배치된 죽음의 진에서 이런 장면을 연출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무리 적군이더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니 천월이 용경을 택한 것도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

* * *

반 시진 뒤, 야경난이 10만 대군과 함께 군영으로 돌아왔다.

대문 앞에선 용풍과 창정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둘은 이미 소식을 전해 들어서 마파령의 일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용풍도, 창정도 담담한 얼굴이라 딱히 놀란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야경난이 말에서 내려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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