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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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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화. 혼수상태

377화. 혼수상태

이렇게 많은 사람의 눈길을 받자 강왕세자는 부끄러운 나머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헛소리하지 마라! 증거라도 있느냐?”

그 군사는 당연히 증거를 제시할 수 없었다. 강왕세자가 무고를 주장하려는 찰나에 갑자기 어떤 그림자 하나가 그를 향해 달려들며 소리쳤다.

“역시 당신이었군요! 강왕세자, 폐하를 질투한 것도 모자라 해치려고까지 해놓고 인제 와서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유신지였다!

유신지는 마치 달려들어 물어뜯기라도 할 것처럼 기세등등했다.

하지만 정국공의 친위대가 제압하고 있는 강왕세자에게 그가 가까이 다가갈 수나 있겠는가! 거리가 가까워지자 유신지는 바로 저지당했다.

유신지가 목청껏 소리쳤다.

“당신은 폐하의 대를 끊은 일이 탄로 나자 한 번 손을 댄 일이니, 끝장을 보려고 일을 극단적으로 몰고 간 겁니다. 강왕세자, 당신은 황제를 업신여기고 역모를 꾀했으니 죽어 마땅합니다!”

강왕세자는 화가 치밀어 무의식 중에 말이 튀어나왔다.

“자네들이 생각하는 대로 강세안이 나와 원한이 있다면, 저자가 왜 나를 위해 사람을 죽인단 말인가?”

이……것도 맞는 말이었다. 강세안이 그의 부인과 바람을 피웠다면, 강왕세자가 강세안을 죽이려고 하는 것이 더 말이 되지 않겠는가!

유신지가 차갑게 웃었다.

“그게 뭐가 이상하단 말입니까? 세자의 손에 저 자의 딸의 목숨이 달려있는데 저 자가 말을 안 들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왜 아직도 소현주의 목숨을 살려두셨습니까. 세자께서 이렇게 도량이 넓은 분이셨습니까?”

“…….”

강왕세자는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는 확실히 그리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강왕세자가 화가 나서 말을 잇지 못하자 루안이 강세안에게 다가가 물었다.

“강세안, 네가 말해 보아라. 누가 시킨 게냐?”

강세안은 정국공에게 잡혀 온 뒤로 이미 한차례 고초를 겪은 터라 지금은 머리까지 풀어헤쳐져 아주 곤란한 상태였다.

강왕세자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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