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화. 그놈의 다리를 부셔버리겠습니다!
찻잎을 준비하고 다구(茶具)를 씻어내는 한등의 익숙한 모습에 북양태비가, 쯧쯧 혀를 찼다.
“아직도 옆에 한등 하나밖에 없는 것이냐?”
“그리고 야우가 있습니다.”
루안의 대답에 북양태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에 내 살펴보니 저택에 바느질, 주방일과 허드렛일을 봐주는 어멈들 외에 여인이라곤 시녀 하나 없더구나. 넌 대체 어찌 된 것이냐? 이러니 네 형이 너더러 정상이 아니라 하는 것이 아니냐.”
루안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정상이 아니라니요?”
“네가 나이를 꽤나 먹었는데도…….”
북양태비가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웃음을 지었다.
“아니다. 네 형이 헛소리를 했느니라. 네가 부인을 얻는다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정상이 아닐 리가 없지, 아니 그러냐?”
그리고는 무언가를 다시 한번 확인하듯, 그녀가 물었다.
“그래, 네 미래의 부인이 될 그 아이는 당연히…… 여아(女兒)일 테지?”
루안의 시선이 휙 돌아가 그녀에게 꽂혔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북양태비가 바로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 여아(女兒)면 되었다. 여아(女兒)면 되었어.”
‘야우, 네놈은 나중에 보자꾸나. 감히 내 아들이 사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서신을 보내와? 네놈은 내 손에 뒤졌느니라.’
도성에서 북양까지 오고가는 정보망을 만드는 데 얼마나 힘들었던가? 그런데 그걸 이런 얼토당토않은 정보를 보내는 데 사용하다니!
* * *
한 달을 요양한 소달은 절룩거리긴 했지만 드디어 출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장군.”
“장군.”
무관들의 인사에 엄한 얼굴로 고개를 까닥인 소달이 황궁 성곽에 올라 순시(巡視)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어디로 향하건 그의 뒤통수로 별스런 시선들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시선을 느낀 소달은 이 모든 일의 원흉을 떠올리며 바득바득 이를 갈았다.
‘여강! 루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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