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2화. 장향각 (1)
전당포 안에서는 주판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삐쩍 마른 점원이 계산대 뒤에 서서 주판을 튕기는 중이었다.
백모소가 그 앞으로 가 소매 속 안주머니에서 여의비취옥잠을 꺼내 말했다.
“이 잠을 내놓겠네.”
“활당(*活當: 사당에 비하면 돈도 적게 꾸고 이자가 높으나, 나중에 대금을 치르면 전당물을 돌려받을 수 있음)이십니까?”
점원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면서 고개를 들고 그녀를 쳐다봤다.
“사당(*死當: 전당물을 돌려받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돈을 받기에, 해당 전당물은 전당포 소유가 됨)으로 하겠네.”
백모소가 담담히 말했다.
그러자 점원이 백모소에게 옥잠을 그 위에 놓으라는 듯이 목제 쟁반을 내밀었다. 그는 잠을 대충 살펴본 후 바로 말했다.
“부인, 이 옥잠은 옥질이 평범해, 옥에 티가 조금도 없어도 최대한 드려 봤자 은자 두 냥이 다입니다…….”
‘이놈이 감히 날 속이려 드는구나!’
백모소가 차갑게 냉소하고는 다시 자신의 옥잠을 가져가려는 것처럼 손을 뻗으면서 말했다.
“이 잠은 묵취(墨翠)로 만든 잠이네!”
“잠깐만요!”
점원이 웃는 낯으로 쟁반을 붙잡았다.
“부인, 왜 이리 급하십니까. 조금 더 볼 시간을 주십시오.”
백모소도 전당포 사람들은 다들 약자를 업신여기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자들이라, 어차피 다른 전당포에 가도 비슷한 값을 받을 걸 알았기에 뻗었던 손을 거둬들였다.
점원은 허세를 부리며 다시 한번 그 옥잠을 자세히 살펴본 후 말했다.
“스무 냥입니다. 부인, 최대로 드려 봤자 스무 냥이 다입니다.”
백모소가 미간을 찌푸리자, 점원이 다시 말했다.
“부인, 다른 곳에 가신다 해도 똑같이 스무 냥밖에 못 줄 겁니다!”
말을 마친 점원이 입을 삐죽거렸다.
‘전당포에 물건을 전당 잡히러 왔다면 다 돈 없는 자들이지, 안 그런 자들이 어디 있겠어!’
백모소는 그 옥잠이 최소한 오십 냥 이상의 가치는 된다고 알고 있었으나, 점원의 말도 틀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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