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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화. 사인(死因)

1211화. 사인(死因)

뜰 안에 있던 모두가 문 쪽을 쳐다보니, 죽자가 갑옷을 입은 병사를 데리고 종종걸음을 치며 뜰 안에 들어섰다.

“세자, 후야.”

달려오느라 숨이 찬 병사가 숨을 헐떡거리면서 한쪽 무릎을 꿇고 보고했다.

“부 교위께서 신비영 부대 하나를 이끌고 남량 잔병들을 토벌하러 가셨다가 매복공격을 당하셨습니다…….”

그 말에 한기하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안색이 급변한 그녀는 얼른 몸을 돌려 그 병사의 말을 끊고 물었다.

“부 교위는 지금 어디 계시나요?”

병사는 깜짝 놀랐다가 포권하고 대답했다.

“부 교위께서는 지금 상병영에…….”

한기하는 그가 말을 다 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밖으로 순식간에 뛰어갔다.

마당 안이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기묘한 분위기가 돌았다.

남궁월이 걱정이 담긴 얼굴로 소혁을 쳐다보자, 소혁은 입꼬리를 올리고 괜찮다는 듯 돌 탁자 밑에서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아당겼다.

관어백도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흥미로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보고를 올리던 병사만 여전히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잠깐 멍하니 있던 병사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계속 보고했다.

“하지만 남량 잔병 삼백 명은 부 교위께서 부대를 이끌고 전부 다 소탕하셨습니다! 아군 사망자는 한 명도 없으며, 경상을 입은 부상자가 서른 명 정도 있습니다.”

소혁이 알겠다고 대답한 후 물러가도 좋다는 듯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냈다.

그러자 병사는 다시 급하게 후다닥 뛰어 나갔다.

소혁이 남궁월을 향해 득의양양한 눈빛을 보였다. 그 눈빛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거봐, 내가 말했지? 소학이는 무사하다니까.’

어젯밤 소혁이 최종적으로 받은 군보에 의하면, 성 밖에서 떠돌아다니는 남량 잔병들은 오백 명에 불과하다고 했었다.

그래서 소혁은 부운학과 화초율에게 각각 잠재력 있는 젊은 장수들과 우수범과 상회희 같은 공자들을 데리고 성 밖으로 나가 남량 잔병들을 토벌하라고 했었다. 그들도 전투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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