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0화. 일을 빨리 마치다.
약 한 시진이 지난 후, 마침내 화미가 준비했던 음식들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화미는 주인들을 위해 소박한 음식 몇 가지를 창가 앞에 자리한 탁자 위에 올려놓은 후 빠르게 물러났다. 음식을 올려놓으면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지도 않았다.
분명히 아직 초겨울 밖에 안 됐는데도, 방 안은 난로처럼 후끈후끈했다.
소혁은 밀면전병을 큼직큼직하게 베어먹으며 수시로 배시시 웃었다. 그러면서 약간 부어오른 남궁월의 앵두 같은 입술을 바라봤다.
그는 꼭 생선을 훔친 고양이처럼 상당히 만족스러워했고, 입꼬리도 높이 휘어 올라가 있었다.
그 시선을 받은 남궁월은 조금 부자연스럽게 음식을 먹으며 소혁의 시선을 슬며시 피하고 있었다.
조용한 내실 안에는 오로지 음식을 오물오물 씹는 소리와 바깥에서 찬바람에 나뭇잎이 바스스 흔들리며 떠는 소리만 간간이 났다.
소혁은 한 번에 밀면전병 세 개를 다 먹어치웠으나, 남궁월은 이제 겨우 한 개만 다 먹은 상황이었다. 그녀는 소혁이 입을 가시고 소화시킬 수 있도록, 자리에서 일어나 소혁에게 따뜻한 차를 따라주었다.
은은한 차향이 감돌자, 적막하던 방 안 분위기도 조금 편안해졌다. 그러나 어느새 곧 말을 할까 말까하는 망설임이 느껴졌다.
고민이 담겨 있는 소혁의 얼굴을 보고 있던 남궁월이 용기 내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아혁, 언제 다시 가야 해요?”
소혁은 눈을 깜빡이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남궁월을 쳐다봤다.
그는 그래도 내일 말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말해 버리면 오늘 밤 아월이 너무 걱정할 테니까.
사실 남궁월의 마음은 아직도 좀 무거웠다. 그런데 걱정하는 기색이 묻어나는 소혁의 얼굴을 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녀는 곧 소혁을 향해 눈썹을 세우고 득의양양한 눈빛을 보냈다.
‘내가 이 정도도 모를 거라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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