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화. 대승
9월이 되자 연릉과 동강 도독 양고가 앞뒤로 협공하여 강북군이 최후의 진으로 펼친 대영을 대파했다.
장혁은 측근의 호위를 받으며 황급히 탈출하여 바다 멀리 도망치려고 했으나, 설역이 수하 장병을 이끌고 추격하는 바람에, 배에 오르기도 전에 잡혀버렸다.
곧이어 반나절이 지나기도 전에 장혁의 수급이 연릉의 앞에 놓였다.
이 소식이 도성에 전해지자 만백성이 기뻐했다.
서원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은 책을 내팽개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모든 주루와 다관은 등불을 환히 밝히고 음식을 싸게 제공했다. 심지어 여러 대갓집도 대문을 활짝 열고 승리를 자축하는 동전을 나눠주었기에 어린아이들까지 무리를 이뤄 돌아다녔다.
관아도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서환은 들어가자마자 동료들에게 둘러싸였다.
“진왕 전하께서 역적 장혁에게 대승을 거두고 놀라운 전공을 세우셨군요! 초국공,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 곧 진왕께서 돌아오실 테니 이제 진왕비께서 아드님만 낳으시면 겹경사가 되겠습니다.”
“그렇고 말고요! 이런 큰 경사가 났으니 국공야께서는 잊지 마시고 우리에게 한턱 내셔야 합니다.”
서환은 웃으며 일일이 대답하느라 관아 대문에서 집무실까지의 짧은 거리를 가는 데 이각(*二刻:30분)이나 소비했다.
자리에 앉은 서환은 손을 흔들어 계경을 불렀다.
“술 좀 있는가?”
계경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대인, 조금만 참으시지요. 그렇지 않아도 오늘 축하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인데, 그분들 눈에 띄실 때마다 술을 사셔야 할 겁니다.”
서환이 생각하기에도 맞는 말이었다. 그래서 아쉬움을 달래며 한마디 했다.
“그럼, 차라도 마셔야겠군.”
계경의 말대로였다. 나라의 큰 경사였기에 온 조정 관원은 마음이 들떠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서환의 집무실은 계속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서환은 웃음으로 그들을 맞이하느라 얼굴 근육이 굳을 지경이었다. 점심때가 지나서야 축하하러 오는 사람들이 겨우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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