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9화. 진실
동 대인은 고개를 숙여 술을 한 잔 더 들이켜더니 잠시 후 또 물었다.
“진왕비는 잘 지내고 있소? 국공야와도 자주 만나시겠구려?”
도대체 이게 무슨 질문이란 말인가? 계경은 동 대인의 속내가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대답했다.
“그럼요. 우리 국공야께서는 왕비을 자주 찾아뵙습니다.”
동 대인은 알았다는 듯 가벼운 탄성을 뱉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술을 마셨다.
이쯤 되자 계경은 동 대인에게 무언가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무엇인지 몰라 매우 답답했다. 황후가 계시는데 그 동생인 동 대인이 왜 초국공을 찾는 것일까? 계속 진왕과 진왕비 이야기를 꺼내는데, 혹시 진왕과 관련이 있는 일이란 말인가?
동 대인도 속으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황후를 직접 찾아갈 수는 없었다. 연승은 황후가 스무 해도 넘게 키운 자식이었다. 게다가 평소에도 그렇게 신경을 쏟았다. 그러다 보니 사실을 밝혔을 때, 순간적인 충격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게다가 사실 확실한 증거도 없었다. 이런 큰일을 그저 몇몇 사람의 기억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동 대인이 지금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사실 연릉이었다. 만약 연승의 태생에 정말 문제가 있는 거라면, 연릉은 제 누이의 유일한 친아들이었다. 하지만 하필이면 연릉은 전장에 나가 있어서 당분간 돌아올 수 없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초국공을 만나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다만…… 아무래도 친한 사이는 아닌지라…….
계속 망설이던 동 대인은 결국 말을 꺼내지 못하고 계경의 어깨만 가볍게 토닥였다.
“계 총관, 따지고 보면 이제 우리 두 가문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이니 앞으로 자주 왕래하세.”
이렇게 말하면서 동 대인은 계경을 배웅했다.
계경은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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