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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화. 각자의 집으로

610화. 각자의 집으로

그날 밤, 오연걸은 배를 보내어 똑같은 방식으로 소식을 전달하고 3일 후 강 한가운데에서 서로 교환하는 것을 승낙했다.

묵자 역시 오연걸의 회신을 읽고는 등불 아래에서 책을 보고 있는 원징을 바라보며 이렇게 물었다.

“3일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원징이 책장을 넘기며 말했다.

“어쩌면 세상이 3등분으로 쪼개지게 될지도 모르고, 어쩌면 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지. 아주 짧은 안정이냐 긴 시간 동안의 안정이냐는 우리가 각자 힘을 다하고 나머지는 하늘의 뜻에 맡겨야겠지.”

묵자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 * *

3일 후, 해가 아직 뜨기 전, 수면 위의 파도는 얌전히 있지 못하고 물결이 한번 일면 그 뒤로 또 다른 물결이 뒤따르며 찰싹찰싹 시끄럽게 소리를 내고 있었다.

강 가운데를 경계로 양쪽 강의 창망함이 갑자기 깨지며 선대가 한 줄 두 줄 나타나더니 서너 줄의 선대가 기운차게 모습을 드러냈다. 철제봉, 높은 선현, 커다란 돛대와 돛이 오만한 자태로 물을 가르고 있었다. 차가운 화살, 날카로운 갈고리, 살인 무기와 공격 기술은 무정하게 적을 노려보았다.

오연걸은 철갑을 입고 머리에는 은회색 투구를 쓴 채 대장선 선루 위에 서있었다. 불어오는 큰바람이 그의 옆에 있는 늑대가 그려진 깃발과 매 그림이 그려진 휘장을 마치 그의 결심처럼 꼿꼿하게 세웠다. 깊이 사랑했고 또 죽도록 미워했던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도 오연걸은 여전히 동요하지 않았다.

두 군대의 거리는 백 장(*300m)을 사이에 두고 멈춰서서는 앞으로 더 나아가지 않았다. 각자의 선봉 대장선만이 계속해서 강 가운데로 향했다. 멀리서 보면 이들은 거의 맞닿은 것 같았지만, 사실은 10여 장(*30m)가량 떨어져 있었다.

정구는 단격수가 자신의 뒤쪽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는 비웃는 표정을 드러내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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