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화. 자리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자 구경꾼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은 다시 집 안마당으로 쏠렸다.
골목 밖 길가에는 마차 한 대가 조용히 서 있었다. 보주는 구완을 바로 마차 안으로 들여보냈다.
휘장을 내리자 마차 안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구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창백한 얼굴로 마차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구 이소저.”
온화하고 담담한 목소리에 구완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차 안에 있던 소녀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임 이소저?”
임유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맞아요.”
“어떻게……?”
구완은 무의식적으로 임유 쪽으로 다가가며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
“임 이소저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죠?”
임유가 눈길을 살짝 돌리며 미소 지은 채 말했다.
“이건 내 마차인걸요.”
“그건 알아요. 제 말은…… 그러니까 제 말은…….”
구완은 횡설수설하더니 그제야 완전히 안전하다는 걸 깨닫고 갑자기 무너지듯 통곡하기 시작했다.
울음소리가 마차 밖까지 흘러나갔지만 임유는 말리지 않았다.
임유는 구완이 우는 대로 놔둔 채 조용히 마부에게 마차를 몰라고 명령했다. 마차는 그녀들을 태우고 곧 남에게 빌미를 줄 수 있는 곳을 벗어나 장군부로 향했다.
구완은 마차가 멈출 때까지 울었다.
“여기는 어디죠?”
그녀는 눈이 벌겋게 부어오른 채 멍하니 사방을 둘러봤다.
“마부에게 마차를 바로 장군부 후원으로 몰게 했어요. 여기 낙영거는 내 처소이니 안심해요.”
임유는 구완을 낙영거로 데리고 들어가 시녀에게 목욕시키고 옷을 갈아입히라고 명령했다.
구완은 얼떨결에 두 시녀를 따라갔고, 뜨거운 목욕물이 가득 담긴 통에 온몸을 담그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했다.
난 정말 구조된 거야!
반 시진쯤 지난 다음 완전히 달라진 구완이 시녀의 안내를 받아 임유에게 왔다.
이때쯤엔 구완도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녀는 아직 빨간 눈으로 임유에게 무릎을 깊이 숙여 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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