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4화. 복수
태자부의 서재에서 태자가 싸늘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오자마자 이 사달을 내다니!”
남궁려가 고개를 끄덕였다.
“폐태녀의 성정과 어울리지 않는 건 확실합니다.”
폐태녀의 출신은 닿을 수 없을 만큼 높았다.
권모술수란 애초에 절대 세력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수단을 쓰는 것조차 가소롭다고 생각했다.
잠깐 생각에 잠겼던 남궁려가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변하는 법입니다. 게다가 많은 일을 겪었고, 황릉에서 때를 기다렸을 수도 있습니다. 더는 우리가 아는 폐태녀가 아닐 겁니다.”
태자의 눈빛이 싸늘해지면서 코웃음을 쳤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다시 보니 나를 괄목하게 만드는구나.”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폐하께서 이렇게 하시는 건 폐태녀를 위해서 나서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남궁려의 말에 태자가 한숨을 내뱉었다.
“나도 안다. 아바마마는 그저 의심이 많은 것뿐이야.”
국군은 태생부터 의심이 많았다. 태자가 폐태녀를 괴롭힐까 봐 걱정한다기보다는 태자가 언감생심 반역을 일으킬까 경고를 하는 것이었다.
태자는 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가 하늘 높이 걸린 조각달을 올려다보았다.
“아바마마께 충을 다하는데 내 어찌 그런 마음을 먹겠는가?”
남궁려가 태자의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태자께 보여주는 것일 뿐만 아니라 모든 황자와 문무백관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두 번째 헌원가가 나타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겠지요.”
그해의 일을 떠올리자 태자는 침묵을 지켰다.
“장덕전 쪽에서 무엇인가를 캐내지는 못하겠지요?”
남궁려가 걱정스러운 듯 묻자, 태자가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오히려 뭐라도 캐냈으면 한다. 나도 다리가 대체 어떻게 끊어진 것인지, 황릉이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궁금하구나. 그리고 태녀는 또 어떻게 기억을 잃었는지? 허, 기억 상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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