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1화. 만남 (1)
고교와 소육랑은 올해 아이들을 데리고 연나라에서 춘절을 보내기로 했다.
국공야, 영안제와도 함께 시간을 보내야 했으나 무엇보다 연나라의 국면이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헌원기는 변방을 지키며 이 년 동안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으며 고교는 전장에 나가야 할 것 같았다.
영안제와 고교는 옷을 두껍게 차려입고 어화원을 산책했다.
꽃밭에서 아무런 근심 걱정 없는 해맑고 밝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영안제의 눈에 자상함과 사랑스러움이 스쳤다.
황제 자리에 앉아 있을수록 그녀에게서 풍기는 날카로운 기운이 점점 더 짙어졌으며 궁인들은 그녀의 부드러운 모습을 잘 볼 수 없었다.
영안제가 감개무량한 듯 말을 했다.
“이번 서남 내란에서 정공이 큰 공을 세웠잖니. 그거 알아? 그 녀석이 스스로 서남에 가겠다고 했어. 자기가 가지 않으면 네가 갈 것 같다고 하더구나.”
고교의 표정이 멈칫했고, 영안제는 한숨을 내뱉었다.
“네가 다시는 전장에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자기가 대신 나갈 거라고 했어. 나와 대원수에게 그 어떤 군정도 너에게는 알려주지 말라고 하더구나. 자기에게 알려주면 충분하다고, 꼭 이겨서 돌아올 거라고.”
고교의 마음은 마치 무거운 돌로 내리치는 것 같았다.
정공을 막 집에 데려왔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교교, 교교는 정말 대단해요! 저도 힘을 키울 거예요! 교교보다 더 대단해질 수 있게! 그럼 교교는 계속 대단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세 살 정공이 고개를 들고 티 없이 맑은 눈으로 뚫어지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교교 힘들죠? 사부님이 그러는데 뛰어난 사람들은 다 고생을 많이 했을 거래요. 앞으로도 계속 더 힘들 거래요. 뛰어난 사람들은 산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으니까! 산 위로 올라가는 건 고생스럽고, 산밑으로 내려가는 것이 훨씬 수월하니까! 교교, 제가 클 때까지 기다려요. 제가 크면 교교를 업고 산에 올라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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