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5화. 아주의 가족
여가로 돌아가는 길, 물건을 사러 나왔을 때의 흥분은 식은 지 오래였다. 빙록마저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마차 밖 휙휙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주, 오라버니가 객잔 밖에서 마차를 계속 지켜보던데, 괜찮은 거야? 네가 자신을 따라나서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표정이었어.”
오라버니를 춘풍루에 남겨두자고 먼저 말한 것은 아주 쪽이었다. 빙록은 단순한 성격이었지만, 아주와 그녀의 오라버니 사이에 미묘한 감정의 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는 그런 빙록의 물음에도 묵묵부답이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마음이 무겁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었다.
부드러운 손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너무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말거라. 내가 옆에 있을 테니.”
“아가씨······.”
아주는 고개를 들고 평온한 표정의 교소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여가로 교소를 모시고 돌아온 신광은 곧장 아주와 함께 춘풍루로 돌아갔다.
아주의 오라버니는 여전히 그 자리 그 모습 그대로 서서, 아주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가 마차에서 내리자 그가 희희낙락한 모습으로 달려왔다.
“가요.”
아주는 그런 오라버니에게 간결하게 말했다.
* * *
아주의 오라버니는 아주를 이끌고 성의 동쪽으로 향했다. 길 양쪽으로 줄지어 서 있는 건물들이 점점 낮아지고 낡아졌다. 게다가 길도 좁아져 마차가 지나가지 못하는 곳이 나왔고, 일행은 결국 마차에서 내려 걸어가야만 했다.
민가들은 벌써부터 등을 걸고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더러워진 물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흘려보내는 통에 걸음에도 주의를 해야 했다.
아주의 오라버니는 아주의 안색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표정이 굉장히 평온한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 안쪽으로 들어가면 도착이다.”
아주는 묵묵히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때 아이 두 명이 장난을 치며 그들에게 다가오다가 아주와 맞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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