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화. 존경
육함은 몹시 걱정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육건신을 버리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가 눈을 들어 임근용을 바라보니 임근용은 의랑의 작은 피풍 뒤에 반쯤 얼굴을 숨긴 채 눈꼬리에 눈물방울을 매달고 한없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육함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한숨을 내쉬고 자신의 부인과 자식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 앞에서 우선 의랑의 작은 얼굴을 쓰다듬고 다시 임근용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자신의 미안함과 애틋함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미안하오, 의랑이는 당신한테 맡기겠소.”
임근용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역시 헤어질 수밖에 없는 걸까? 강변으로 가지 않았는데도 헤어져야 한단 말인가? 너무나 싫었다! 임근용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육함의 소매를 잡고 놓으려 하지 않았다.
육함은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카만 눈을 들고 임근용의 손을 꽉 잡으며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게 말했다.
“역참에 있었을 때 일이 정말로 후회되는군.”
그 당시 임근용은 육함에게 그녀를 이렇게 대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육함은 지금 진심으로 그 일을 후회하고 있었고, 그것도 아주 마음 깊이 후회가 됐다.
임근용은 빨개진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확 물어뜯어 버려야 이 분이 풀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육함이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떼어낸 뒤 더없이 진지하게 말했다.
“걱정 마시오, 반드시 돌아가겠소!”
그러더니 성큼성큼 걸어가 육건중과 육경 앞에 서더니 허리를 깊이 숙이며 절했다.
“둘째 숙부, 조카 같은 소인이 어찌 숙부님 같은 군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어요!”
육건중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둘째야, 무슨 그런 농담을 하고 그래?”
육함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