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5화. 포옹
임근용은 지금 갑작스럽게 늘어난 세금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당연히 관료 가문인 육, 임, 오 세 집안과는 별 관련이 없었지만, 그들의 밑에 있는 소작인들과 일반 백성은 도저히 먹고 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소작농의 경우 땅도, 공구도, 소도 없었기 때문에 수확한 곡물의 절반을 지주에게 소작료로 지불 해야 했고, 여기에 더해 식구 수에 따라 관아에 세금도 내야 했다. 뒷배가 없는 많은 상인들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진 핍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근은 문발 아래에 서서 심각한 목소리로 임근용에게 바깥 상황을 보고했다.
“세금이 너무 무거워 일부 소작인들이 벌써 다른 지역으로 도망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내년 춘경쯤에는 쓸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정상적인 세금을 제외하고도 곡물 1섬마다 2승(*升: 리터(liter))을 서작모(*鼠雀耗: 옛날 나라에 바치는 곡식이 쥐나 참새에 의하여 해를 입는다는 구실을 붙여 더 받던 부과세)로 내야 하고, 가모(*加耗: 징세할 때 운송이나 보관 중 발생하는 곡식의 손해분을 고려해 미리 가산해서 징수하는 것)로 한 말을 또 더 내야 합니다.
거기다 의창세(*义仓税: 흉년에 대비해 미리 곡식을 걷어 창고에 저장해 두기 위한 세금), 정구부(*丁口赋: 인두세, 납세 능력의 차이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각 개인에게 일률적으로 매기는 세금)까지 부과되고, 누군가 도망치면 그것까지 남은 집들에 추가로 얹어서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땅 1묘에 대한 세금을 다 내려면 땅 3묘가 있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건 원래 규정된 세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거기에 부역까지 더해지니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임근용이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근이 계속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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