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2화. 진짜 적
이번에 유주 포정사는 장소를 자신의 장소인 포정사 관아로 옮겼다. 자신의 장소에서까지 남궁묵에게 끌려다니면 포정사 자격도 없는 것이다!
남궁묵과 소천치는 상석에 앉은 포정사가 먼저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
포정사가 곧장 본론을 꺼냈다.
“연왕 전하가 직접 명령한 일이니 저는 당연히 그에 따를 것이오. 오늘 관아 포졸 50명을 외곽으로 보내 순찰하도록 하겠소. 두 분은 어찌 생각하오?”
그의 말에 소천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제 대인, 50명이요? 장난하시는 겁니까?”
포정사가 험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말이 심하십니다. 저도 어쩔 수 없소. 세자도 알겠지만, 나는 유주 포정사 직위에 있긴 해도 결국 장군이 아니라서 부하를 다 합쳐도 백 명이 안 되오. 이중에서 50명을 동원하는 거면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이오.”
그러자 소천치가 차갑게 웃었다.
“그렇다면 사 장군을 찾아가서 말해야겠군요?”
“도리대로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그럼 세자가 좀 수고해 주시오.”
소천치는 뻔뻔한 그의 모습에 속으로 욕을 했다. 소천치가 우유부단하긴 하지만, 그게 멍청하다는 뜻은 아니다. 포정사가 자신을 농락하고 있다는 것을 소천치가 모를 리 없었다.
“사 장군은 군대를 이끌고 출정하신 상태인데, 이런 작은 일까지 굳이 그를 찾아가 피곤하게 해야겠습니까? 사사건건 모두 사 장군을 찾아가면 부하들은 매일 공짜 밥이나 먹는 사람들입니까?”
그러자 포정사가 소천치 옆에 앉아 있는 남궁묵을 보며 웃었다.
“세자가 사소한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곤 하지만, 저도 사립 장군에게 잘못 보이면 안 되는 사람이오. 사립 장군의 허락 없이 수비병들을 동원했다가는…… 신하로서 나는 절대 그럴 수 없소.”
포정사는 진짜 적은 소천치가 아니라 옆에서 웃고 있는 남궁묵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남궁묵이 고개를 들어 포정사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제 대인의 어려움은 저도 이해되기 때문에 강요할 순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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