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인장풍과의 동업 (4)
상황이 여의치 않자 정 씨는 얼른 남궁주를 말리려고 했으나,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남궁묵이 단숨에 돈 곳간을 텅 비게 한다면? 하루가 멀다고 몇백 냥을 써대면, 누가 그 행동을 참아낼 수 있겠는가?
정 씨가 이렇게 머뭇거리는 사이 남궁묵의 얼굴에 싸늘한 미소가 번졌다. 그리고 웃는 듯 아닌 듯 남궁주에게 말했다.
“내가 초국공부 돈을 한 푼이라도 썼느냐?”
남궁주가 불쾌하다는 듯 답했다.
“오늘 쓴 것도 초국공부 돈이 아닌가요?”
남궁묵이 차분하게 말했다.
“아니다. 내가 쓴 돈은 우리 어머니가 남겨주신 돈이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상석에 앉아 있는 남궁회를 보았다.
“제가 완부인에게 어머니가 남기신 유산을 저에게 보내달라고 했더니, 사람을 시켜 은화가 든 상자를 보내왔습니다. 어머니가 제게 남긴 유산이 고작 천 냥 밖에 안 남은 겁니까?”
남궁회는 복잡한 표정으로 답했다.
“네 나이가 아직…….”
“아버지!”
남궁묵이 가차 없이 아버지의 말을 끊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길어야 1년 후면 저는 출가합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어리다는 말씀이십니까? 혼인한 후에도 제 혼수를 완부인이 관리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그럴 바에야 제가 완부인을 데리고 정강군왕부로 시집가는 건 어떠십니까?”
정 씨가 그만 참지 못하고 성난 목소리로 화를 냈다.
“큰아가씨!”
남궁묵이 방금 한 말은 정 씨를 시집갈 때 데려가는 시녀로 본다는 뜻이었다.
남궁회가 노기 어린 눈빛으로 옆에 앉아 있던 남궁서와 남궁휘를 쳐다봤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임 씨는 고개를 들어 남궁회를 쳐다보며 머뭇거리다 다시 숙였다. 남궁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꺼냈다.
“어머니께서 묵아 혼수로 남겨주신 것이니 당연히 묵아가 관리해야 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형님?”
남궁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들어 남궁회에게 말했다.
“휘아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정 씨와 남궁주가 동시에 그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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