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인장풍과의 동업 (3)
남궁회는 언짢은 기색이 확연히 드러나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남궁묵을 바라보았다.
“다 큰 처녀가 어딜 그리 돌아다니느냐? 이게 다 무슨 일인 것이냐?”
남궁묵이 느긋하게 답했다.
“저도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알고 싶습니다.”
주리가 얼른 말을 꺼냈다.
“저희 셋째 도련님이 아가씨께 무례를 범했습니다. 그리하여 어르신께서 소인에게 아가씨를 찾아뵈어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구하라 하셨습니다.”
남궁묵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주씨 가문은 응당 사죄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예약한 물건을 사죄의 선물로 가져왔습니까? 다음에도 귀댁 공자가 다른 이의 노여움을 사면 대월각에서는 손님이 예약한 물건을 가져와 사죄하겠다는 말입니까? 난 이미 보증금을 걸어놓은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대월각은 원래 이렇게 장사를 하나 봅니다.”
“그게 아니라…….”
웃고 있던 주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황급히 덧붙였다.
“셋째 도련님께서 그런 무례를 범했는데, 어찌 아가씨께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남궁묵이 담담하게 말했다.
“됐으니 번거롭겠지만 돌아가서 어르신께 전하십시오. 장사는 장사답게 해야 하고, 나와 도련님은 그저 한번 마주친 게 다이니 무례를 범했다 할 것도 없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대월각은 규중 여인들이 쓰는 물건을 주로 파는 것 같은데, 매번 귀댁 공자께서 아무 때나 그리 드나들면 그곳을 찾아오는 여인들이 어디 무서워서 갈 수나 있겠습니까.”
미소가 점점 더 옅어진 주리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조언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옵니다. 아가씨. 소인이 돌아가서 어르신께 전달하겠사옵니다.”
남궁묵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옥여의 얘기를 해보지요. 값을 불러 보십시오.”
“그것이…….”
남궁묵의 덤덤한 표정을 마주하자 주리는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불렀다.
“천…… 천오백 냥입니다.”
남궁묵이 고개를 돌려 정 씨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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