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화. 사촌 동생
다시 봄이 찾아와 푸른 새싹과 봄꽃이 온 세상을 뒤덮었다.
이리(二里) 마을의 부잣집 진씨 가문은 곧 경사를 맞이할 예정이었다. 그것은 바로 진씨 가문 첫째 도련님의 혼례였다.
진씨 가문은 이리 마을에서 손꼽히는 대부호 가문이었지만, 다른 시골의 부잣집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그러나 이 집안은 최근 몇 년째 화제가 끊이질 않았다.
가장 먼저 있었던 일로는, 제 지아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한 며느리가 딸과 함께 친가로 돌아가 거주하게 되었는데, 진씨 가문의 첫째 도련님이 다른 사람과 말다툼을 하다가 눈 한쪽을 잃게 된 탓에, 며느리가 다시 딸을 데리고 돌아오게 된 사건이었다.
진씨 가문이 이혼한 며느리를 다시 받아준 것만으로도 마을이 떠들썩해졌지만 얼마 후, 그 며느리 정 씨의 친가에 또 큰일이 터졌다.
마을의 노인이 말하길, 정 씨는 제 복을 제가 다 차버린 것이라 했다.
* * *
청색 기와와 회색 담장으로 둘러싸인 큰 마당 안, 정방영이 진령운을 큰 소리로 꾸짖고 있었다.
“이 망할 계집아, 금팔찌를 녹여서 유행하는 모양으로 다시 만들어오라고 했더니, 왜 같은 모양으로 다시 들고 온 거야? 네 새 올케언니를 만날 때 쓸 거라 했잖아!”
진령운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머니, 이 팔찌는 사촌 동생 정동이 제게 준 거예요. 새 올케언니 따위 필요 없다고요!”
정방영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침을 퉤 하고 뱉었다.
“사촌 동생은 무슨. 그 재수 없는 년 이름도 꺼내지 말거라. 폐태자가 단명하지 않았다면 네 외갓집도 그렇게 몰락하지 않았을 텐데!”
“그게 정동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진령운이 중얼거리자, 정방영이 손을 번쩍 들어 제 딸을 내리쳤다.
그때 마당 입구에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 때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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