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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장. 향낭을 건네다

80장. 향낭을 건네다

진운서를 발견한 여종이 공손히 예를 올렸다.

“진 대소저, 조금 있으면 궁에서 보내온 가마가 도착할 거예요. 갈 길이 머니 설탕을 넣은 꽃차를 한 잔 드시는 게 어떠신가요? 오늘 새벽에 나가서 이슬이 맺힌 꽃송이를 따와서 우려낸 거예요.”

말을 마친 여종이 탁자에 쟁반을 내려놓더니 붉은 찻잔을 들어 진운서에게 내밀었다.

진운서는 목이 마르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은 특별히 부에서 나오기 전에 피곤할 때 한 알씩 먹으려고 소매 속에 사탕도 몇 알 넣어서 왔다.

게다가 그녀는 아침에 차를 마시는 습관이 없어서, 꼭 마셔야 한다면 맹물을 마시곤 했다.

그녀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다. 나는 아침에 차를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아. 가마가 곧 도착할 테니 그만 나를 데리고 나가주렴.”

그 말을 들은 여종이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차를 마시지 않으려 하니 어쩐다?’

하지만 윗사람이 특별히 당부한 것이니, 그녀는 반드시 진 대소저가 이 차를 마시게 해야만 했다.

하지만 마시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이 여인은 고귀한 신분의 대갓집 규수였다. 그러니 일개 여종인 그녀가 강요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진 대소저, 그게…… 저희 아가씨께서는 경사를 맞아 부로 찾아온 손님들께 모두 설탕을 넣은 꽃차를 올리셨어요. 복을 나누는 의미로요.”

그 말을 들은 진운서가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측비라는 신분은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황궁이라는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걸 과연 복이라 할 수 있을까? 세상에 무슨 그런 복이 있단 말인가?

여종의 말에 더욱더 차를 마시기가 싫어진 진운서는 대꾸도 하지 않고 곧장 발을 들어 밖으로 나갔다.

때마침 타닥타닥 터지는 축포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이따금씩 기쁨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궁 가마가 거리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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