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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장. 첩화(貼花)

599장. 첩화(貼花)

평소에 금비녀도 거의 꽂지 않는 진운서로서는 이렇게 많은 장식을 착용해 본 적이 없었다. 금귀걸이에 금목걸이는 물론이요, 손목에도 한 쌍의 원앙 장식이 달린 금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큰아가씨, 오늘 정말 아름다우세요.”

진운서의 등 뒤에 서 있던 류의가 구리거울을 바라보며 다시 그녀를 위해 머리를 매만져 주었다.

여인의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바로 혼례를 치를 때였다.

진운서는 구리거울 속의 눈부시도록 붉게 꾸민 여인을 쳐다보았다. 연지와 분, 눈썹 먹을 모두 사용해 꾸민 얼굴은 울긋불긋하게 보였다.

초파일은 그녀가 근언과 혼인하는 날이었다. 이번 생에 두 사람은 어긋나지 않았으며, 결국 그녀는 그를 붙잡았다.

진운서가 차분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아득했고, 가슴은 위아래로 약간씩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러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 지었다.

“운서 언니, 이것 좀 봐주세요. 이렇게 쓰면 괜찮은가요?”

줄곧 밖에 서 있던 진언연은 안의 상황이 대충 정리된 것을 보고, 붉은 종이 한 장을 들고 안으로 들어와 진운서에게 걸어갔다.

진운서가 종이를 받아 들었다. 종이 위에 쓰인 글 몇 줄을 본 그녀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이렇게 쓰라고 가르쳐 준 거야?”

세 개의 관문 중 앞선 두 개의 관문은 규율에 따른 것이었고, 마지막 한 가지 관문은 신랑을 난처하게 하기 위한 거였다.

붉은 종이 위에는 집안의 규율이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그리고 맨 위에는 부강(*夫綱: 모계사회에서 사내들이 지켜야 할 규칙)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

진부에는 오로지 처강(*妻綱: 부계사회에서 아녀자들이 지켜야 할 규칙)밖에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오늘 부강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온 것이다.

진운서는 몇 달 동안 진언연을 만나며 그녀의 성격을 잘 알게 되었다. 온화하고 예의 바르며 규율을 잘 따르는 진언연이 부강 같은 걸 생각해냈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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