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장. 이번 생엔 어림도 없어
강 노부인이 점심 식사를 함께 하자고 사람을 보낼 때까지, 두 사람은 오랫동안 정자에서 시간을 보냈다.
외숙부를 한 번 뵙고 가고 싶었던 진운서는 하루 종일 강가에서 머물렀다. 그런데 초저녁이 되어도 그는 부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궁에 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언니, 오늘 밤엔 일찍 자. 내일 시간 맞춰 진부로 언니를 데리러 갈게. 강부의 마차를 타고 함께 궁으로 가자.”
진운서가 집으로 돌아가는 마차에 올라타기 전, 강대설은 아쉬운 듯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래, 대설이 너도 일찍 자.”
진운서는 점잖게 미소를 지으며 하인의 부축을 받아 마차에 올랐다. 그리고 류의가 그 뒤를 따랐다. 진운서가 탄 마차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부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줄곧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강대설의 맑은 눈빛이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렴풋하던 마차의 모습이 완전히 시야를 벗어난 후에야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선 강대설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그녀의 서출 동생들이 자리해 있었다. 강대설은 즉시 여종을 불렀다.
“어서 얘들을 처소로 돌려보내거라. 황제 폐하께서 왕림하신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신기하게 보고들 있는 거야? 정식으로 내놓을 수도 없는 자식들이 이렇게 돌아다니면, 괜히 남들의 비웃음만 살 거야.”
주인의 분부를 들은 여종이 얼른 명을 받들고 하인 몇 명을 데리고 왔다. 그러자 얼마 되지 않아 아이들은 자리에서 뿔뿔이 흩어졌다.
“아가씨, 저들은 다 서출이 아닙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보기엔 그 진 소저라는 분이 아가씨보다 더 예쁘지도 않던데요?”
옆에서 시중을 들던 대(大)여종은 아까 그들이 나눈 말 때문에 강대설의 기분이 불쾌해진 줄 알고 얼른 그녀를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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