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9화. 그녀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다 (1)
천월은 순간 넋이 나갔다. 남의가……, 남릉예 때문에 회임을 했다고?
곧 능련은 천월의 멍한 시선과 마주쳤고, 확실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소식은 막 공표된 것이라 내일도 채 되기 전에 온 천하가 다 알게 될 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예 태자전하께서 도를 지나친 것이니 10대 명가가 함께 남량국을 규탄하는 것이라 합니다.”
“초씨 가문도 포함해서?”
천월이 눈썹을 치켜떴다.
“네, 이렇게 말한 걸 보면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능련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월은 이미 초씨 가문 가주가 용경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미간을 찌푸린 채 잠시 고심하다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참으로 신기하네! 내가 운성에서 돌아온 지 한 달은 됐나?”
능련은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2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한 달도 안 됐는데 회임을 했다는 걸 알았다고?”
천월은 곧 고개를 돌려 용풍을 돌아보았다.
“용풍, 의술이 뛰어난 사람이니 한번 물어볼게요. 20일 만에 회임 진단이 가능한 건가요?”
용풍은 잠시 생각하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답했다.
“맥이 잡힌다면 가능성도 없지는 않소.”
“며칠 밤낮으로 말을 타며 내내 말 위에 엎어져 있을 정도였는데 다른 일을 할 수나 있었을까요?”
천월이 다시 물었다.
용풍은 그녀가 말하는 다른 일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곧바로 답하지는 못했다.
이내 천월은 조용히 그날을 떠올렸다. 용경은 자신이 너무 피곤한 나머지 며칠을 내리 잠만 잤다고 말했었다. 남릉예는 그런 자신보다 더 약한 체력이라 자신이 3일을 잤다면, 6일은 더 자야 비로소 쉬었다 말할 수 있었다.
설령 남릉예가 남의에게 아주 큰 호감을 느꼈다한들 그 체력으로 뭘 했을 것이며, 그녀에게 또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천월은 늘 남릉예 앞에서는 티격태격하곤 했지만 사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오라버니를 굳게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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