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2화. 포전인옥(抛塼引玉) (1)
침전에 이르자, 문기둥에 나른히 기대 있는 상관명모가 보였다. 매우 화려한 색채의 붉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옷보다는 그의 외모가 더 반짝거렸다.
아름다운 상관명모는 처음 천월과 보던 날처럼 아주 여유로운 미소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이 꼭 제 아름다움을 뽐내는 공작새를 보는 것 같아 천월도 절로 걸음을 멈췄다.
“몸이 거의 다 회복된 것 같네요.”
“내가 당신을 먼저 찾지 않았으면, 내가 여기 갇혀 있다는 것도 잊었겠지?”
천월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당연히 이 사람을 잊고 있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상관명모는 매일 떠올릴 가치가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이내 상관명모가 천월의 곁에 서 있는 용풍을 위아래로 훑었다.
“풍 세자, 비바람이 불고 해가 나타나길 기다렸던 것이오? 아니면 가장 가까이에서 제일 먼저 이득을 본 건가?”
“상관 소왕야,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겠다고? 정말? 풍 세자는 줄곧 천월을 좋아했잖소. 쭉 저 애를 지켜봐왔고. 드디어 기회가 왔는데, 그 기회를 잡은 것 아닌가?”
“맞습니다, 전 줄곧 천월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 사람이 되길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요.”
상관명모는 용풍의 진지한 반응에 흥미가 깨진 듯, 다시 천월을 바라봤다.
“이제 날 내보내 줘야지?”
“연왕 전하의 서신이 왔어요. 당신을 평생 여기 가두라고 하시던데요.”
“이 세상에 날 가둘 곳은 어디도 없소. 난 운족 통천탑과 천년 한지에도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인데, 이 작은 침전에 날 가둘 수 있다고 생각하오?”
천월이 상관명모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근데 어쩌지? 난 아직 당신을 보내줄 생각이 없는데. 정말 나가고 싶다면 어디 한번 시도해 보시죠. 당신 영술도 얼마나 회복됐는지 한번 봐요. 저 포위망을 뚫을 수 있는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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