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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화. 안왕(安王): 셋째 황자, 안왕



220화. 안왕(安王): 셋째 황자, 안왕

“배씨 집안이라면 그래도 괜찮네요.”

아관의 말에 양공자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안타깝지만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왜요?”

아관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

“이번엔 폐하와 귀비마마의 생각이 다르거든.”

양공자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내가 보기에 폐하께선 이번에 배씨를 태자비로 앉히려 하시는 것 같거든.”

양공자는 그동안 자신이 눈먼 봉사였단 생각을 했다. 그는 황제가 태자보다 자신에게 더욱 잘해준다고만 생각했지, 태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태자에게 엄격하게 대하며 공적인 이야기만 했던 것도 모두 태자의 치국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동궁의 속한 관리들만 보아도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능력 있는 자들이 아닌가? 그러니 태자비 또한 가장 좋은 여식과 맺어주려 할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어떤가? 맛있는 것이며 재미있는 것 모두 자신에게 주었고 무슨 일을 벌이든 감싸주며 예뻐했다. 그러나 그런 방종은 자만을 부를 뿐이었다. 태자와 함께 혼처를 구할 때가 되자, 황제의 그런 태도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던가?

자신은 진짜 황제의 아들이 아니었다. 그 사실이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이내 아현의 냉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태자께선 폐하의 생각과 달리 여씨 가문을 마음에 두고 계시니 말입니다.”

잠시 고민에 잠겼던 양공자가 말했다.

“가서 안왕(安王)이 어디 있는지 알아봐.”

안왕은 황제가 올해 열일곱인 3황자에게 내린 봉호(封號)였다. 이번 추렵에 태자비 간택 외에도 그의 혼처도 찾으려던 참이었다. 깜짝 놀란 아현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공자, 어려서의 일들은 그냥 넘어가더라도 더는 안왕에게 미움을 사면 안 됩니다!”

황제에겐 성년을 지난 황자가 모두 셋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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