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화. 위난(爲難): 한시름 놓다
현도관으로 돌아온 명미는 방에 들어가기도 전에 누군가 어둠 속에 숨어있는 것을 보았다. 명미가 다가가자 상대방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라도 오긴 왔네!”
목소리엔 원망까지 담겨있었다. 명미가 웃으며 말했다.
“오라버니, 저 기다리신 거예요?”
기유가 그녀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너도 네가 좀 심하다는 건 알고 있지? 집에 있을 때 간혹 늦게 돌아온 건 그렇다 쳐도, 지금은 집도 아니고 밖에서까지 이렇게 늦게 들어오다니 생각이 있는 거냐? 네가 여자란 걸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어머니 아버지가 얼마나 걱정을 하셨는데! 나보고 마중 나가서 기다리라잖아.”
명미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다복이가 늦게 온다는 말을 전하지 않았어요?”
“말만 전한다고 걱정을 안 하실 것 같아? 제발 걱정하는 사람들 생각 좀 해! 너야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지만, 우리 부모님은 그렇지 않다고!”
명미가 사과했다.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죄송해요.”
기유가 입을 삐죽였다.
“착한 척은……. 사과만 빨리해놓고 앞으로 또 그럴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명미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역시 오라버니가 저를 가장 잘 아시네요.”
기유가 흥! 하는 콧방귀와 함께 소리를 꽥 질렀다.
“양심도 없지!”
잠시 조용하게 있던 명미가 물었다.
“오라버니, 그만 안 돌아가세요?”
기유는 여전히 벽에 기댄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명미를 위아래로 훑고는 말했다.
“아직 어디 다녀왔는지 말 안 했잖아.”
“알고 싶으세요?”
고개를 휙 돌린 기유가 이내 길가에 핀 꽃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 직감이 네가 또 무슨 일을 꾸민다고 말하고 있거든. 네가 만든 함정에 또 빠지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두는 게 좋으니까.”
명미는 또 슬그머니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오라버니 말대로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게 있어요.”
“무슨 생각? 날 또 함정에 빠뜨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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