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novel

565화. 기우제



565화. 기우제

강서가 무릎을 살짝 굽히며 공손하게 아뢨다.

“아식이 오늘 실례를 무릅쓰고 전전에 온 이유는 고 상서께서 태자에게 조강지처를 버리라는 상주를 드렸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말투는 더없이 평온했으나, 은은한 살기가 담겨 있었다.

바닥을 나뒹굴다가 작은 걸상을 하사받은 고 상서에게 일제히 시선이 쏠렸다.

고 상서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서 아직도 아릿한 통증이 있는 허리를 부여잡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쳤다.

“황상, 소신은 모두 주나라를 위해 충언을 드린 것이옵니다. 제 사심은 조금도 담겨 있지 않았습니다. 태자비마마께서 법도를 어기시고 전전까지 와서 소신을 책망하신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옵니다. 소신은 얼굴이 뜨거워질 지경입니다.”

고 상서는 말을 하며 발을 구르고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욱근은 무릎을 꿇은 채로 차갑게 일갈했다.

“열 채의 절을 부술지언정 혼인은 깨지 않는다는 말을 모르십니까? 고 상서가 한 말을 내자가 알았으니, 당연히 부끄러워야지.”

“어허! 닥치거라!”

경명제가 백옥 문진을 들고 욱근을 향해 던지는 시늉을 했다.

그런데 최근 백옥 문진을 바꾸는 횟수가 좀 많아지다 보니, 내탕금이 바닥을 보인 일이 생각나서 문진을 금세 내려놓았다.

고 상서는 이제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라 이판사판 끝장을 보기로 했다.

“천자에겐 가정이 없는 법입니다. 태자비는 황상의 며느리이고, 만민이 태자에게 새로운 태자비를 들여야 한다고 간청하고 있습니다. 황상, 이 일은 이렇게 가벼이 생각할 일이 아니옵니다. 민심이 불안하면 저군의 자리도 위태로워지고, 더 나아가 나라 전체가 흔들리게 되옵니다.”

고 상서는 어찌나 목에 힘을 주고 말하는지 그가 입을 벌릴 때마다 무수히 튀는 침방울이 경명제에게까지 닿을 지경이었다.

경명제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암기’를 피하기 위해 황급히 뒤로 몸을 물렸다.

그때, 강서가 의아함이 깃든 목소리로 말했다.

鎖定章節

在webnovel.com支援您喜歡的作者與譯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