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화. 과인유질
2월이 되고 날이 따뜻해지자, 홍려사군이 무리를 꾸려 오묘족이 있는 남지로 향하는 날이 정해졌다.
도성을 떠나는 사람 중에는 강담도 있었다.
그들을 배웅하는 사람들이 성곽에 모여들었다.
“담아, 남지에 가면 절대 앞에 나서지 말거라. 무엇보다 네 안전이 우선이다.”
눈이 빨개진 강의가 묵직한 보따리를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무엇을 이리 싸오셨습니까?”
강담이 맑게 웃었다.
“옷 두 벌하고 신발이다.”
“감사합니다. 남지에서 돌아올 때, 진귀한 선물을 가져오겠습니다.”
“그런 곳에 무슨 진귀한 것이 있다고. 너만 무사히 돌아오면 된다.”
강안성이 강담을 나무라며 손바닥으로 그의 팔을 찰싹 때렸다.
“아버지, 소자도 이제 정4품의 무장입니다. 수하들이 보고 있지 않습니까?”
강담이 팔뚝을 문지르며 실없이 웃어댔다.
강안성은 성곽에 도열해있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담이 강서에게 다가가 손을 들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때, 옆에서 느껴지는 살기 어린 눈빛에 황급히 손을 거둬드렸다.
“사매, 백부를 부탁할게.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서신을 보내.”
“걱정 마세요, 오라버니.”
강담의 시선이 강서의 아랫배로 향했다.
“조카가 태어나도, 꼭 서신을 보내줘.”
강서는 그러겠노라 말하면서 작은 보따리를 건넸다.
“오라버니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물건을 준비했어요. 절대 잃어버리시면 안 돼요!”
“응, 절대 잃어버리지 않으마.”
강담은 가족들과 짧게 인사를 마친 뒤, 시종이 몰고 온 말에 훌쩍 올라탔다.
말은 그들의 배웅을 뒤로 한 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 * *
성곽 옆으로 벌거벗은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마치 보초를 서는 병사처럼 위엄 있는 모습이었다.
도성의 2월은 여전히 바람이 매서웠다.
강서는 원래 동평백부로 가서 아버지, 큰언니와 함께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강안성의 반대로 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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