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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들통 (1)



103화. 들통 (1)

작자골목으로 돌아가는 길에 욱근이 용담에게 물었다.

“내가 없는 이틀 동안 별다른 일은 없었느냐?”

“없었습니다.”

욱근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용담은 그를 두고 장난치고 싶은 마음이 동했다.

“없었다고?”

욱근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 자식, 내가 뭘 묻는지 뻔히 알면서 누굴 속이려고?’

욱근의 서늘한 눈길을 받자 용담은 뒤통수가 뻐근해져서 얼른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강 소저께서 매일 이우에게 밥을 주러 오셨습니다.”

욱근이 우뚝 걸음을 멈췄다.

“주군, 왜 그러십니까?”

“매일 왔다고? 매일?”

욱근이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

“예!”

용담이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망할!”

욱근이 작게 욕을 곱씹고는 거의 뛰다시피 걸음을 재촉했다.

‘아서와 만날 기회를 이렇게 많이 놓치다니!’

집 대문에 도착해 늘어지게 햇살을 받고 있는 대추나무 아래에 멈춰 선 욱근이 다시 물었다.

“강 소저가 매일 어느 시간에 왔느냐? 내가 없는 동안 그녀에게 뭐라고 했느냐?”

“이맘때쯤이면 이미 당도해 계실 겁니다.”

용담이 씩 웃으며 말했다.

“주군께서 옥에 갇혀서 고초를 겪고 계시다고 말씀드렸습죠.”

‘뭐라?’

그 말에 욱근이 눈을 반짝이더니 얼른 비수를 꺼내 옷을 북북 찢었다. 그리곤 눈도 깜짝 않고 팔목을 스윽 긋고 피를 온몸에 문질렀다.

그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골골대며 용담에게 기댔다.

“어서 나를 부축하거라!”

“주, 주군…….”

좀 전까지만 해도 원기가 넘치던 욱근이 순식간에 연약한 꽃송이처럼 비실비실해지자 용담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무슨…….’

“입 닥치고 하라는 대로 해!”

욱근이 낮게 으르렁대며 경고했다.

냉영은 원체 입이 무거워 괜찮지만 용담이 말실수라도 할까 걱정이었다.

용담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욱근을 부축하며 대문을 향해 소리쳤다.

“노왕! 문을 여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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