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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奇幻言情
分數不夠
385 Chs

52화. 좋은 형님

52화. 좋은 형님

화옥은 여전히 자신의 계획이 왜 실패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운 좋게 다른 사람이 이 계집을 구해준 것인가? 그럼 향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혼란스러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남았다.

‘인정해선 안 돼. 죽어도 인정하면 안 돼!’

“스승님!”

화옥은 능양진인의 옷을 붙들고 늘어졌다.

“스승님! 스승님은 제가 그런 향환 같은 것은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정말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사저는 제가 했다고 하고 싶은 거예요?”

분노에 찬 지온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루 대인께서 다 증명해주셨는데 사저는 아직도 제게 뒤집어씌우고 싶은 거냐고요!”

루안의 차가운 시선이 화옥을 훑어 내렸다.

“지온 소저 스스로 약을 탔다면 그것을 왜 마셨겠소? 내가 들어왔을 때 그녀는 정신을 잃고 있었소.”

유신지가 한숨을 폭 내쉬곤 입을 열었다.

“선고님, 저희가 이 일을 제대로 조사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 약이 어디서 난 것인지 조사하거나, 제 동생에게 말을 전했던 어린 선고가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인지 알아볼 수도 있고 말입니다.

몽둥이 아래 배겨날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조경이 고소하다는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한참 고생했는데, 결국 조방궁 스스로 벌인 일이었군. 아직도 인정할 생각을 하지 않다니, 눈앞에 있는 저 두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인가?

한 사람은 형부의 낭중이고, 다른 하나는 대리시의 추승(*推丞: 대리시 관직명)이지. 모두 형을 집행하는 곳에 있는 이들인데 겨우 이런 사건 하나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순간 말문이 막힌 화옥의 눈이 흔들렸다.

조방궁 안에는 당연히 미정약이 존재하지 않았다. 미정약은 자신이 몰래 사람을 보내 사 온 것이었다.

화옥은 외부인이 이 일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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