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좋은 형님
화옥은 여전히 자신의 계획이 왜 실패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운 좋게 다른 사람이 이 계집을 구해준 것인가? 그럼 향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혼란스러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이 남았다.
‘인정해선 안 돼. 죽어도 인정하면 안 돼!’
“스승님!”
화옥은 능양진인의 옷을 붙들고 늘어졌다.
“스승님! 스승님은 제가 그런 향환 같은 것은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정말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사저는 제가 했다고 하고 싶은 거예요?”
분노에 찬 지온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루 대인께서 다 증명해주셨는데 사저는 아직도 제게 뒤집어씌우고 싶은 거냐고요!”
루안의 차가운 시선이 화옥을 훑어 내렸다.
“지온 소저 스스로 약을 탔다면 그것을 왜 마셨겠소? 내가 들어왔을 때 그녀는 정신을 잃고 있었소.”
유신지가 한숨을 폭 내쉬곤 입을 열었다.
“선고님, 저희가 이 일을 제대로 조사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 약이 어디서 난 것인지 조사하거나, 제 동생에게 말을 전했던 어린 선고가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인지 알아볼 수도 있고 말입니다.
몽둥이 아래 배겨날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조경이 고소하다는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한참 고생했는데, 결국 조방궁 스스로 벌인 일이었군. 아직도 인정할 생각을 하지 않다니, 눈앞에 있는 저 두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인가?
한 사람은 형부의 낭중이고, 다른 하나는 대리시의 추승(*推丞: 대리시 관직명)이지. 모두 형을 집행하는 곳에 있는 이들인데 겨우 이런 사건 하나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순간 말문이 막힌 화옥의 눈이 흔들렸다.
조방궁 안에는 당연히 미정약이 존재하지 않았다. 미정약은 자신이 몰래 사람을 보내 사 온 것이었다.
화옥은 외부인이 이 일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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